서비스 개시 4년도 안 돼 2000만 사용자를 끌어 모은 방송은? 정답은 바로 지상파DMB다.
지난 2005년 12월, 상용 서비스에 돌입한 지상파DMB는 올 6월 2000만 이용자 시대를 열었다. 그 어떤 방송 서비스도 이렇게 빠른 속도로 확산된 경우는 선례를 찾기 힘들다. 휴대폰을 이용해 이동하면서도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 방송을 볼 수 있는 모바일TV 시대는 이렇게 우리 생활 깊숙히 들어왔다. 또 모바일TV 서비스와 기술도 진화를 계속하고 있다. 서비스 차원에서는 ‘모바일 IPTV’ ‘DBM 2.0’ 등 양방향 서비스가 곧 펼쳐질 예정이다. 또 휴대폰 업체들은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등 신기술을 채택, 보다 나은 화질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DMB 2.0’ 등 양방향 서비스 성큼
최근 모바일TV 서비스로 각광받고 있는 것은 모바일 IPTV와 DMB 2.0 등이다. 또 TV와 PC, 휴대폰 화면이 연동되는 3스크린 서비스도 모바일TV 편리성을 확장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모바일 IPTV’는 지난 6월, 제주도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세계 최초로 시연되면서 시선을 끌었다. 모바일 IPTV는 말 그대로 기존 IPTV에 무선 및 이동성 기술을 적용해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IPTV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는 서비스다. 기존에는 셋톱박스에서 구현되던 시스템을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에 적용해 유선 기술과 시스템을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기술적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상용화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아직 어떤 무선인터넷 망을 활용할 것인지 등 표준화 작업이 완성되지 않았다. 이통사를 비롯한 서비스 업체들도 관련 법규 미비 등의 이유로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이에 반해 기존 지상파DMB에 양방향 정보 서비스를 접목한 ‘DMB 2.0’은 최근 시범서비스에 돌입했다. DMB 2.0의 기본 개념은 기존에 DMB 방송만 볼 수 있던 휴대폰에서 영상과 함께 관련 정보를 데이터 방송으로 함께 볼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데이터 방송이 휴대폰의 인터넷 브라우저와 연동하는 것은 물론 휴대폰 메시지, 전화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할 수 있다.
실제 지상파DMB특별위원회는 최근 DMB 2.0 데이터 방송을 각 방송사별로 순차적으로 시범서비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부터 방송과 통신이 결합된 양방향 모바일TV 시대가 열릴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DMB 방송을 시청하면서 드라마 정보를 검색하고, 배경 음악을 휴대폰에 저장하는 등 다양한 정보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를 위해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DMB 화면이 작아질 경우에도 선명한 동영상 화질을 향상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에는 휴대폰 전체 화면으로 TV 화면을 봤지만, 데이터 방송 화면이 구현되면 실제 TV 화면은 더 작아지기 때문이다.
이경하 삼성전자 수석연구원은 “기존에는 DMB 방송을 휴대폰 화면에 꽉 채워서 봤지만 DMB 2.0 서비스 시대에는 더 많은 정보를 휴대폰 화면에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화면이 작아지더라도 선명한 화질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며 “DMB 방송 코딩 및 압축 과정에서 발생한 노이즈를 휴대폰에서 줄여 선명한 화질을 구현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대폰은 화질 경쟁 가열
삼성전자가 올 6월 출시한 전략 휴대폰 ‘햅틱 아몰레드’. 이 제품은 TFT LCD보다 월등한 화질을 구현하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를 탑재한 첫 휴대폰으로 ‘보는 휴대폰’ 시대를 열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출시 한달만에 2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이 같은 인기의 배경에는 AM OLED를 기반으로 동영상·TV 감상에 최적화된 화질 기술을 접목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보유한 앞선 TV 화질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강도높은 연구가 병행됐다. 재미있는 사실은 원래 TFT LCD를 채택하기로 했던 프로젝트가 갑자기 AM OLED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보는 휴대폰 시대에는 무엇보다 선명한 화질이 필수적이라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
올 1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실에 ‘큐빅(Cubic) 31’ 프로젝트가 떨어졌다. 일찌감치 진행되고 있던 2009년 하반기 전략 제품에 WVGA급 AM OLED를 적용하라는 프로젝트였다. WVGA급 AM OLED는 현존하는 모바일 디스플레이 가운데 최고의 화질을 자랑한다. 자연색 그대로 색 재현이 가능해 그야말로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린다. 하지만 이전과 기술적 격차가 큰 디스플레이 소재를 제품에 적용하는 것은 단순한 부품의 교체가 아니라 새 제품을 만드는 것처럼 기술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김주년 삼성전자 수석연구원은 “AM OLED를 휴대폰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자체 발광하는 소재 특성에 맞게 밝기와 전력 소모를 최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800×480 해상도에 24비트 컬러를 구현하기 위한 프로세스 성능 향상이 가장 큰 과제였다”고 말했다.
우선 기존 디스플레이보다 생동감 있고 다양한 컬러를 구현하는 AM OLED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 휴대폰의 화면 색감을 전체적으로 다시 조정했다. 또 밝고 선명한 화면 특성에 맞춰 회로 설계를 모두 바꾸고 최적화하는 작업도 이뤄졌다.
또 삼성전자가 그동안 쌓은 TV 기술을 3.5인치 휴대폰 화면에 접목하기 위한 연구도 병행됐다.
DNIe 등 화질 개선 기술이 접목됐다. AM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질이 자체 발광해 별도의 광원이 필요없고, 응답속도도 3000배 이상 빨라 영상 표현이 자연스럽고 선명하다. 이 같은 디스플레이 특성에 TV 화질 기술까지 접목됨으로써 모바일TV 플랫폼으로서의 휴대폰 기술을 정점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노태문 삼성전자 상무(무선사업부 개발실)는 “AM OLED는 1세대인 흑백 LCD, 2세대 컬러 LCD에 이어 휴대폰 디스플레이의 새로운 시대를 열 제품”이라며 “새로운 디스플레이 소재는 물론 다양한 양방향 서비스가 구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휴대폰이 디지털 TV의 미래를 짐작하게 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이경하 삼성전자 수석연구원
“내년부터 DBM 2.0 서비스가 개시되면 진정한 양방향 모바일TV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또 올 하반기 모바일TV 기술 개발의 주요 트렌드가 될 것입니다. DMB 2.0 시대에도 보다 나은 화질을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경하 삼성전자 수석연구원은 DMB 2.0 시대에는 휴대폰의 화질이 더욱 중요해 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풀터치스크린 휴대폰의 화면이 3인치 이상으로 커졌지만, 표시해야 하는 정보가 더욱 많아지면서 오히려 ‘작은’ 화면에서 방송을 구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풀터치폰을 가로로 뉘여 전체 화면으로 방송만 보던 환경이 이제 세로로 화면을 분할, 방송과 데이터 방송을 구분해서 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양방향 DMB 서비스가 구현되면 방송 화면은 이전의 절반 정도로 작아지게 된다”며 “이 작은 화면에서 야구 등 스포츠 중계를 시청할 경우 시인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DMB 방송이 코딩 및 압축된 방송 정보를 송출해 휴대폰이 다시 이 압축을 푸는 방식으로 서비스한다는 점에서 휴대폰 자체적으로 노이즈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ㅍ DMB 신호에 통계적인 특성을 접목해 나쁜 화면을 덜 나쁘게 보이게 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초당 60장이 전송되는 디지털 방송 화면을 240장으로 확장하는 풀HD TV 엔진 기술과도 흡사하다.
이 연구원은 “동영상은 물론 데이터 방송의 작아진 글씨를 더욱 잘 보이게 하고, 직관적인 UI로 다양한 양방향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휴대폰 기술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며 “모바일TV 시대 핵심 플랫폼으로 휴대폰의 중요성도 갈수록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전 세계 모바일TV 가입자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