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마윈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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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윈웨이

 선웨이펑 지음, 김창우 옮김, 시공사 펴냄.

 소프트뱅크그룹의 손정의 회장이 중국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을 처음 만난 건 2000년 1월의 일이다. 그는 마윈을 만나 알리바바에 대한 브리핑을 들은 지 6분도 채 안 돼 투자결정을 내렸다. 투자금액은 2000만달러(약 250억원). 당시 알리바바는 창업한 지 10개월에 불과한 일개 벤처기업에 지나지 않았다. 2002년 들어서야 1위안의 이익을 냈으니 당시엔 비전도 불투명했다. 마윈은 어떻게 손정의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던 걸까.

 마윈은 특별한 인물도 아니었다. 컴퓨터 문외한인 평범한 시골의 영어교사였다. 그런 그가 10년이 지난 지금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80%를 점유한 거상이 됐다.

 2001년에는 ‘미국아시아비즈니스협회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는가 하면 세계경제포럼에서 ‘미래를 이끌 세계 100인 CEO’에 포함되기도 했다. 그는 또 중국 기업가로는 최초로 미 경제전문 잡지 ‘포브스’의 표지모델이 됐다.

 이 책은 하루아침에 유명인사가 된 마윈의 지혜와 전략을 소개한다. 책의 지은이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중문판 특파원인 선웨이펑이 썼지만 마윈의 인터뷰와 회고를 통해 그간의 성공과정과 비결을 담고 있다.

 마윈은 2000년 이전에는 업계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다. 비즈니스 정보를 알려주는 인터넷사이트나 정부기관의 홈페이지를 외주 제작하는 일을 담당했다. 변화를 모색하던 그는 1999년 10여명의 젊은이와 함께 여기저기서 모은 50만위안(약 1억원)을 들고 알리바바를 설립했다. 창립멤버의 면면도 살펴보면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들이었다. 알리바바의 최초 사업은 인터넷의 힘을 빌려 업체 간 상거래를 돕는 역할이다. 그 과정에서 수수료를 받아 챙기는 게 사업의 전부였다. 그러던 것이 아마존을 벤치마킹해 B2C 사업으로 발을 넓혔고, 이베이를 본떠 C2C 시장에 진출했다. 사업방식의 모두는 기존 업체가 해오던 것을 차용했다.

 하지만 거대 중국 시장에 맞는 정확한 포지셔닝과 마케팅 기법, 사업 아이디어를 가미하며 6개의 계열사를 둔 오늘날의 알리바바로 키웠다. 마윈은 “90%가 찬성한 아이디어는 과감히 폐기처분하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이 좋다고 생각한 계획이라면 이미 많은 사람이 사업화해 이미 내 것이 될 수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10년 사이 중국의 거상, 거부가 된 45세 CEO의 경영철학이 담겨 있는 책이다. 1만3000원.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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