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정상궤도 진입 실패]`아~나로호` 개발 참여 기업들 긴장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가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라는 결과를 거두자, 개발에 참여했던 민간 업체들의 표정도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나로호 개발에 깊숙이 관여한 업체는 대한항공, 한화, 현대중공업, 탑엔지니어링, 두산 중공업, 한국화이바를 비롯한 쎄트렉아이, 비츠로테크, 퍼스텍, 스펙, 한양ENG, 단암시스템즈, 서흥금속, 엠티지, 하이록코리아 등 모두 160개 업체나 된다.

 특히 이번 나로호 및 위성 개발에 적극 참여했던 일부 기업은 이미 나로호 발사 연기 소식이 들릴 때마다 주가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까지 보여왔다. 이번 발사 실패로 이들 기업은 이미지에서 큰 손실을 입었다.

 이미 위성본체와 태양전지판구조물 등을 직접 제작하는 등 항공우주분야에서 전반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대한항공은 이번에 나로호 총조립을 맡았다. 위성이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면 우주항공부문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확보될 것으로 판단했으나 일단 미뤄지게 됐다.

 대한항공은 올해 말 발사 예정인 통신해양기상위성의 본체 및 통신 안테나를 개발, 유럽의 항공우주업체인 아스트리움에 납품하기도 했다.

 발사대 시스템을 개발한 현대중공업은 대기압의 400배가 넘는 압력을 견뎌야 하는 배관 용접과 발사 때 내뿜는 3000도의 화염온도를 450도로 낮추는 시스템 등을 수십번 점검했다. 발사대 에러는 곧 발사체 실패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첨단 IT의 융합체라고 할 수 있는 발사통제시스템을 제작, 공급한 탑엔지니어링도 시스템 제작 결과를 자신했으나, 이번 사태로 기술력을 입증이 지연됐다.

 두산중공업은 발사체 상단부 개발 및 제작했고, 한국화이바는 기체를 구성하는 특수소재를 공급했다. 한국화이바의 이 특수소재는 나로호가 대기권 통과 시 위성체와 내부 전자기기를 보호하는 단열재로 활용됐으며 이 단열재는 고강도 탄소섬유로 응용범위가 넓어 민간부문 활용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항우연 관계자는 “업체들이 이번 성과를 기반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고려했으나 이번 사태로 인해 다소 지연될 것 같다”며 “하지만 이번 실패도 큰 경험이 됐기 때문에 조만간 더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위로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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