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 2.0 TV빅뱅, 거실이 진화한다] 소니 잡은 LG TV ‘이젠 선두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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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TV사업 상승세가 매섭다. 지난 1분기 전체 TV(평판+브라운관) 매출에서 세계 2위 소니를 누른데 이어 2분기에도 소니를 제치는 데 성공했다.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2분기에 영업이익 2236억원과 이익률 5.0%를 기록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TV사업은 급격한 가격 하락과 모듈 가격 변동에 따라 지난 2007년만 하더라도 44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영업이익 156억원으로 턴 어라운드에 성공한 이후 올해 확연히 달라졌다.

고공비행 주인공은 ‘LCD TV’다. LG전자가 지난 상반기 세계 시장에 판매한 LCD TV는 674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456만대보다 48%가 늘어났다. 2분기 성장세(08년 236만대→09년 355만대, 51% 증가) 면에서 1분기(08년 221만대→09년 319만대, 44% 증가)를 누를 정도로 상승세에 불이 붙었다. LCD TV 선전에 힘입어 지난 1분기에는 소니를 누르고 전체 TV 매출에서 7분기 만에 세계 2위를 탈환했다.

지역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선전했다. 양대 선진시장인 유럽과 북미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판매량을 각각 44%, 12% 늘렸다. 아시아·중남미·중국·중동과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에서 100%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LG가 TV 시장에서 선전한 데는 제품 리더십이 주효했다. 6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흑백TV를 출시했으며 77년 국내 첫 컬러 TV, 81년 국내 첫 프로젝션TV를 내놨다. 이어 99년 PDP TV, 04년 풀HD 55인치 LCD TV, 07년 PC와 디지털TV 일체형 ‘TV PC’ 등을 출시하는 등 LG만의 제품으로 시장을 주도해 왔다.

◆ 강신익 사장의 리더십

강신익 사장은 소탈하면서 격식을 따지지 않는 스타일이다. 직·간접적으로 언론에 노출할 일이 많지만 아직도 사진 한 장 찍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한다. 자연스러운 모습이 아닌 연출해야 하는 분위기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호성 행사나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교회 장로로 매일 하루 일과를 기도로 시작할 만큼 독실한 크리스천인 강 사장은 사람을 대할 때도 이런 면모가 그대로 배어난다. 부족한 점을 지적하면서도 부하들 앞에서 큰소리 내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 사랑과 관심이 부하 직원을 대하는 기본이라며 책임자급 간부에게는 기회 있을 때마다 ‘1대1 원칙’을 강조한다.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지적하기 전에 반드시 한가지 이상 먼저 칭찬하라는 것. 칭찬은 한 가지만이 아니라 그 이상이 될수록 좋으며 구체적으로 칭찬하라고 강조한다.

그가 강조하는 ‘123 성과론’도 이 맥락과 맞닿아 있다. 조직 성과는 첫째 상사 지시가 아니고 둘째 동료나 부하사원이 해준 게 아니며 셋째 스스로 창안한 혁신적인 것, 이 세 가지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업무적으로 강 사장은 LG를 대표하는 해외통이자 마케팅 경영자로 알려져 있다. 85년 LG전자 입사 후 15년 동안 미국·독일·캐나다 등 해외시장에서 법인장과 브랜드 담당 임원을 거쳤다. 지난 2001년부터 2004년까지 미국 법인 브랜드 담당 상무를 맡아 미국 시장에 ‘트롬’ 세탁기 등 프리미엄 가전을 성공적으로 선보여 미국 프리미엄 가전 사업 기반을 다졌다. 해외 근무 기간 단련된 세련된 화술과 매너도 강 사장만의 강점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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