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우주발사체 첫 발사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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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발사 예정이던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7분 56초를 남기고 발사가 중단됐다.

 하지만 이번 발사 중단이 발사 실패는 아니라는 시각이다. 문제를 보완해 다시 발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보다 앞서 우주 개발에 뛰어든 나라도 발사 일정 연기는 다반사로 겪어왔다. 작은 결함도 발사 성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이 확실해질 때까지 발사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토성탐사선 ‘카시니호’는 발사 직전에 탑재된 컴퓨터 이상과 지상장비 결함 등이 복합적으로 발생, 발사를 1시간 연기한 바 있다. 또 ‘디스커버리호’도 수천명의 참관인이 모인 상황에서 연료탱크 이상으로 발사 직전 연기했었다.

 실패 경험도 부지기수다.

 30여만개의 최첨단 기술 집약체인 우주발사체는 선진국도 수많은 실패를 경험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1990년대까지 발사 성공률을 집계해보면 러시아가 93.5%로 가장 높고, 미국도 87.5% 수준이다. 그러나 자국 발사체로 시도한 첫 발사에서 성공한 경우는 11개 나라 중 옛 소련, 프랑스, 이스라엘 3개국뿐이다. 성공률 27.2%로 첫 발사 성공의 어려움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게 한다.

 인류의 첫 로켓발사 실패는 미국이 기록했다. 1957년 옛 소련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호 발사 성공으로, 미국은 두 달 후인 1957년 12월에 시험이 완료되지 않은 위성발사체 ‘뱅가드 로켓’을 발사했다. 미처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작스럽게 쏘아올린 탓에 뱅가드 로켓은 발사대도 벗어나지 못하고 2초 만에 폭발했다.

 영국의 1단 엔진, 프랑스의 2단 엔진, 독일의 3단 엔진을 사용한 ‘유로파’는 1968년 첫 발사시험에서 실패했고, 이후 11번을 시도해 모두 7번의 실패를 기록했다. 특히 1∼3단 엔진을 모두 사용한 테스트에서는 한 번의 성공도 거두지 못한 채로, 1971년 영국이 참가중단을 선언하며 프로젝트가 종료됐다.

 중국도 지난 1969년 탄도 미사일을 개량해 제작한 우주발사체 ‘CZ-1’ 발사에서 발사 69초 후 2단에서 실패하고 말았다. 중국은 이듬해 두 번째 발사 시도에 성공했고, 총 네 번의 발사 시도에서 두 번의 실패를 기록했다.

 1980년대 이후 우주기술 수준이 비약적인 발전을 했지만 실패는 여전히 발생했다.

 1987년 발사된 미국의 ‘아틀라스 G’는 발사 49초 후 번개에 맞아 비정상 기동 후 지상 명령에 의해 파괴됐다. 유럽의 ‘아리안 5’ 로켓도 1996년 첫 비행에서 발사 36초 만에 급격한 궤도 이탈 후 과도한 공력을 받아 비행 중 분해됐다. 일본이 2003년 발사한 ‘H2A’도 부스터를 분리하지 못해 궤도에 오르기 위한 속도를 얻지 못했고, 결국 지상 명령으로 파괴됐다.

 발사 실패는 인명사고로 이어지기도 했다. 1996년 발사된 중국의 ‘CZ-3B’ 로켓은 처녀비행에서 발사 2초 후 지상을 향해 경로를 이탈해 22초 후 지상에 추락했다. 당시 발사체가 발사장에서 1.5㎞ 떨어진 마을에 추락해 마을주민 및 군인 59명이 사망했다.

 2003년 브라질은 ‘VLS’ 로켓이 발사를 3일 앞둔 시점에서 발사 준비 도중 네 개의 메인 고체 모터 중 하나가 점화되면서 폭발해 핵심연구원 21명이 사망하는 사고를 겪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