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의 산실이자 대표연구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출신 과학자들이 KIST 설립자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기리는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 화제다.
12일 KIST에 따르면 KIST 퇴직 연구원들과 일반 직원들의 모임인 ’KIST동문회’(회장 박원훈 박사)는 2주 전 교육과학기술부에 신청한 사단법인 설립인가를 받는 대로 ’박정희 기념관’ 설립 등을 골자로 한 사업 추진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KIST 원장 출신으로 올 2월 동문회장으로 선임된 박 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교과부의 법인체 설립인가가 곧 나올 것으로 본다”며 “우리 동문회가 ’KIST 출신의 연구하는 친구들’이란 뜻을 갖는 법인체 ’KIST 연우회’로 공식 발족하면 4천여명의 회원들이 힘을 합쳐 공식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의 기념관은 최근 교과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세계적 수준 연구소(WCI)’ 사업과 연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WCI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해외석학들의 연구원 체류가 늘어날 것이라는 점에서 국제게스트하우스를 KIST 내에 만들고, 하우스 내부에 박 전 대통령의 기념물을 전시한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국제게스트하우스에 기념물을 전시하면 해외 연구자들에게 KIST 설립자인 박 전 대통령의 업적을 알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이 사업을 위해 모금 활동과 함께 필요하다면 정부 지원을 받는 방안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과학기술계 인사들은 올 10월이 박 전 대통령의 서거 30년인 만큼 KIST 설립, 과학기술처 신설, 해외석학유치, 대덕연구단지 건설입안 등 박 전 대통령이 쌓아 올린 과학기술 업적을 되새기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KIST 동문회는 1988년 11월 창립됐으며 과학기술의 발전과 홍보, 과학기술인의 지위 향상 등을 위한 사업을 펼쳐왔다.
앞서 지난 2006년 발간된 ’KIST 40년사’는 1965년 5월 박 전 대통령의 미국 공식 방문이 KIST 설립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고 분명하게 기술하고 있다. 당시 미국의 린든 B. 존슨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을 정상회담 파트너로 공식 초청한 이유는 베트남 파병에 대한 보답의 성격이 강하였다. 미국은 국군의 현대화와 경제 원조를 요구하는 한국의 입장을 들어줄 준비가 돼 있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두 정상의 만남은 국군의 현대화와 경제원조, 그리고 한·미 관계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1965년 5월 18일 두 정상은 회담 후 백악관 뜰에서 12가지 의제에 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고, 성명의 맨 마지막 부분에서 존슨 대통령은 “한국의 공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종합연구기관의 설립에 대한 한국의 희망을 이해하고, 양국 정부가 공동으로 지원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후 존슨 대통령의 과학기술담당 특별고문을 단장으로 한 조사단의 방한 등을 거쳐 1966년 2월 박 전 대통령은 KIST 설립 정관에 서명했다. 같은 해 2월 3일에는 KIST 초대 소장으로 최형섭 박사를 임명한 데 이어 2월4일에는 한국의 경제기획원과 미국의 국제개발처는 연구소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한·미 공동지원사업계획 협정서’에 조인했다. 마침내 2월 10일 법원에 등기함으로써 재단법인 한국과학기술연구소(Korea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가 탄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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