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동의보감이 선정됐다. 한국인으로서 당연히 기뻐할 일이다. 그런데 그 반응이 도리어 부정적인 이들도 있는 것 같다. 이유는 동의보감은 시대에 뒤떨어진 전혀 과학적이지 않은, 그야말로 의서(醫書)로서의 의미가 거의 없는 그저 기록 유산일 뿐이란 것이다. 과연 그럴까.
동의보감만을 절대적인 기준서로 삼고 기고를 하고 있지는 않으나 ‘비즈니스 동의보감’이라는 이름의 한의학 상식에 관한 글을 쓰고 있는 나로서는 이 부분을 밝히고 가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겸해서 이런 때에 동의보감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넓히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동의보감의 의학적 가치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는 한의학 자체의 의학적 가치에 대한 부분이고, 둘째는 한의학 내에서 동의보감의 위치와 의미에 대한 부분이다(첫 번째 부분은 그 동안 기고를 통해 부족하나마 이야기됐으므로 생략하도록 한다).
동의보감은 한국 한의학계에서 매우 큰 의미를 가지는 실용적 의서다. 실제로 환자의 치료를 위해 참고하고 응용하기에 실제적이고도 방대한 체계를 갖추고 있다. 그래서 많은 한의사들이 한의학 공부의 기본 서적 중 하나로 삼고 있다. 다만, 동의보감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려면 전체를 꿰뚫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 동의보감은 미신이나 민간요법 서적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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