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좋아졌다고 하지만, 아직 목마른 하반기 채용시장.’
하반기 채용시장 전망은 여전히 ‘흐림’이다. 가물이나 다름없었던 지난 상반기에 비해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 수는 늘었지만, 구직자의 애타는 가슴을 후련하게 적셔주기에는 부족하다. 대기업, 중소기업, 외국계 기업 등 모두 지난해와 대비해 전체 선발 규모가 줄었다. 희망적인 신호도 있다. 지난 상반기보다는 선발 규모가 조금 늘어났다는 점이다.
◇흐린 뒤 맑음, 대기업 취업시장 동향=지난해 하반기보다 다소 감소한 수준이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와 잡코리아가 함께 ‘2009년 하반기 정규직 대졸 신입 채용현황(매출액 상위 500개 기업 중 채용동향 설문조사에 응한 국내 대기업 394개사 대상)’을 조사한 결과, 설문에 응한 기업 가운데 77.9%가 올 하반기 채용 계획을 확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채용 확정 기업 중 하반기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은 38.1%였다. 비슷한 수치인 39.8%는 채용 계획이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직까지 채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기업도 22.1%로 조사됐다. 채용을 준비 중인 기업의 일자리는 1만1700명 정도로 지난해 하반기 채용 규모인 1만2749명보다 다소 줄었다.
업종별로는 조선중공업 분야가 지난해보다 6.9%로 유일하게 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외에 △식음료 외식업(-3.8%) △전기전자업종(-4.8%)도 전체 감소율에 비해 인력채용을 대폭 줄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정보통신업(-8.6%) △유통무역업(-9.1%) △건설업(-10.5%) △금융업(-13.5%) △제조업(-17.6%) 등에서도 감소가 예상되며 특히 △자동차(-36.5%) △기계철강(-28.2%) △운수업(-26.5%) 등은 지난 하반기 대비 인력채용을 대폭 줄이는 기업이 많을 것으로 조사됐다.
하반기 채용시장에 우울한 사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올 상반기에 비해서는 호전돼 점차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올 하반기 채용을 확정한 기업들의 상반기 채용실적은 6200명 정도로 하반기 채용 예상인원인 1만1700명의 절반 정도 수준이었다. 두 배 이상 호전된 셈이다.
◇바람부는 중소기업 채용경기=중소기업 채용경기는 지난해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 737개사를 대상으로 잡코리아가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기업 중 절반 이상인 60.9%(449개사)가 올 하반기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신입직 채용계획이 있는 중소기업 503개사의 총채용 예상규모는 2200여명으로 한 기업당 평균 채용인원은 4.3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사 대상 중소기업의 7.3%(54개사)는 채용계획이 없다고 답했으며, 31.8%(234개사)는 아직 채용 여부나 계획, 규모 등을 결정하지 못한것으로 조사됐다.
◇잔뜩 흐린 외국계 취업시장 동향=외국계 기업의 하반기 채용문은 더욱 굳게 닫힐 것으로 보인다. 국내 거주 외국계 기업 92곳을 대상으로 ‘정규직 대졸 신입 채용현황’에 관해 조사한 결과, 하반기에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할 것이라고 밝힌 곳은 25.0%(23개사)에 불과했으며, 채용하지 않겠다고 답한 기업은 59.8%(55개사)로 10개사 중 6개사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하반기에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23개사가 채용할 인원은 총 369명으로 이는 올해 상반기 채용인원(368명)과 비교했을 때, 겨우 0.3%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무려 절반 이상이 감소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9 하반기 정규직 대졸 신입 채용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