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약재시장 같은 곳에서 지네 말린 것을 줄줄이 매달아 팔곤 했던 것을 본 적 있을 것이다. 전래동화에서 강한 독을 가진 사악한 영물로 자주 등장했던 단골 또한 지네였다. 실제로 지네, 즉 오공(蜈蚣)은 적지 않은 독성을 가지고 있고 그로 인해 약으로 쓰기도 한다.
오공은 대개 관절의 심한 통증질환에 응용할 수 있는데, 한의사 중에도 즐겨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다. 오공은 상당한 독성으로 어혈(瘀血)을 몰아내고 심한 통증을 풀 수 있다. 한편으로 타태(墮胎), 즉 유산을 시킬 수도 있는 약이다.
한의사가 정확한 진맥 후 필요한 때에 적정량의 오공을 다른 약과 같이 구성해서 쓰는 것은 안전하지만, 민간요법으로 마구잡이로 지네를 먹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민간에서 허리나 무릎 등이 많이 아플 때 지네 말린 것을 닭과 함께 삶아서 그 물을 먹곤 했는데, 간혹 효과를 보는 이도 있었겠지만 큰 고생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
심지어는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닭 한 마리에 지네 작은 것 수십 마리를 넣어서 끓이고 그 물을 2, 3일 만에 다 먹었다는 사람을 보았다. 온몸에 관절이 아파 견딜 수가 없으며 몸에 열이 나고 숨쉬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지네의 독성이 너무 들쑤시니 몸이 견디지를 못하는 것이다.
이독제독(以毒制毒) 치료법도 있고, 생기를 살려서 자연스레 치료하는 법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일반인이 한의사의 조언 없이 ‘괜찮겠지’하는 마음으로 독성 있는 것을 막 먹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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