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협회 통합, 회원사 의견 청취부터

 정부가 벤처기업과 이노비즈기업 확인(인증)제도를 통합한다. 중소 벤처기업계에서 거론되던 양 제도의 통합은 내년 3월까지 가시화할 예정이다. 벤처기업 제도를 담당하는 지식경제부와 중소기업청은 양대 인증제도 통합을 준비 중이다.

 지금은 업무 중복이라는 이유로 통합 대상으로 거론되지만, 이 제도는 그간 대한민국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을 도운 양대 축이었다. 벤처와 이노비즈 인증업체 수는 각각 1만7878개사와 1만5834개사다. 두 인증을 다 받은 업체는 6884개나 된다. 마찰도 있었다. 중소기업들이 정책자금 심사 우대, 병역특례 연구기관 지정 시 혜택, 해외진출 지원, 특허우선심사 등 동일한 혜택을 받기 위해 두개의 유사한 인증에 가입하는 불합리한 일도 벌어졌다. 국민권익위 지적대로 인증대상기업과 평가방법, 인증에 따른 혜택, 인증서류 심사 중복 등 인증심사과정도 유사했다. 평가기관조차 기술보증기금으로 동일하다.

 통합 추진은 비슷한 제도와 절차 중복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정부는 인증제를 단일화해서 기업이 인증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했다. 통합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인증제도를 통합하게 되면 이해 기반과 직결된 양대 협회 통합이라는 걸림돌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벤처기업협회는 ‘통합하자’ 하고, 이노비즈협회는 ‘다양성도 필요하다’며 한발 물러선 상태다.

 정부는 이노비즈협회 6929개사와 벤처기업협회 4580개사의 의견을 듣는 일부터 우선해야 한다. 인증제 통합과정에서 나타날 협회의 분란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통합 원칙을 강조하기보다 통합 반대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어찌 해야 하는지를 먼저 들어야 한다. 협회도 인증제 통합과 맞물린 조직 통합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양대 기관이 마찰을 하고 볼썽사나운 모습을 다시 연출하는 것보다 의견을 교환해 통합방향을 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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