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영제국 쇠퇴기와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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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도 영국이 약화되던 초기 단계에 들어온 것 같습니다.” “1년 내내 놀았지 않습니까”

 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이 과학기술을 경시하는 사회 지도층과 기업가 정신이 사라진 기업인, 개점 휴업 중인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윤종용 고문은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제주 신라호텔에서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주최로 열린 ‘제16회 기술경영인 하계 특별세미나’에 참석해 ‘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조건’이라는 특별강연을 하고 대영제국의 패권 상실 과정을 설명하면서 우리나라가 그 전철을 밟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고문은 대영제국의 패권 상실의 이유로 자유방임주의, 과학기술 경시, 낙후된 교육제도, 지나친 식민지 의존, 기업가 정신 쇠퇴를 지목했다. 윤 고문은 “장인들로부터 시작한 산업혁명으로 부를 많이 쌓아올렸는데 그러다 보니 게을러져 3D와 같은 일을 피하면서 과학기술도 기피했다. 대학은 법률, 철학, 문학이 주가 되면서 이쪽 출신이 사회 지도층이 됐다”고 설명했다. 사회 지도층에 만연한 과학기술 경시 풍조가 결국 대영제국의 역동성을 잃게 했다는 설명이다.

 윤 고문은 대영제국에 빗대 최근 우리의 기업가 정신 부재에 일침을 가했다. 윤 고문은 “(대영제국에서) 처음에는 기업가도 헝그리 정신으로 열심히 했는데 나중에 아버지에게 쉽게 물려받아 편하게 했다. 우리도 지금 보면 영국 초기에 버금간다. 지금 정신 차리지 않으면 망하게 된다”고 말했다.

 일하지 않는 정치인을 향한 비판도 이어졌다. 윤 고문은 “김형오 국회의장이 제헌절 축사에서 제헌 국회의원이 1년에 220∼230일 일했다고 한다”면서 “그런데 이 사람들(현 국회의원)은 1년 내내 놀았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윤 고문은 “지속성장하는 기업을 위해 사회지배구조의 요소가 중요하다”면서 “가장 상위인 정부부터 기업, 종교단체, 교육기관, 노동계, NGO 등 각 요소가 역할을 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고문은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 인재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고문은 “삼성전자 CEO로 있을 때 첫째도 기술개발, 둘째도 기술개발, 셋째도 기술개발을 생각했으며, 이를 위해 한 일도 첫째도 인재 확보였고, 둘째도 인재 확보였고, 셋째도 인재 확보였다”고 말했다. 과거 이병철 회장과 정주영 회장이 성공적인 기업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도 인재를 키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 고문은 “우수한 인재가 없이 조직이 잘된다면 절대 거짓말”이라면서 “인재는 미래를 위한 보험이고, 빠른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 인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제주=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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