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지금까지 핵자기공명분광법(NMR)을 이용해 밝혀진 생체막 단백질 구조 중 크기가 가장 큰 단백질의 구조를 밝혀냈다. 이번 연구로 NMR을 이용해 신약 개발 표적 단백질의 구조를 분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극지연구소(소장 이홍금) 극지생물해양연구부 김학준 박사는 미국 밴더빌트대 웨이드 밴혼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극지 미세조류와 미생물들의 결빙방지단백질 구조를 밝혀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과학저널 ‘사이언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생체 내 단백질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생체막 단백질은 이온교환과 물질수송, 수용체 등 세포내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암·당뇨·심장병·비만·뇌졸중·간질·파킨슨병·알츠하이머병 등 각종 질병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때문에 차세대 신약 개발 표적 단백질의 60∼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생체막 단백질은 지질막에 둘러싸여있기 때문에 시료를 만드는데 어려움이 있어 세계적으로 연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지금까지 알려진 생체막 단백질 구조는 195개로 전체 단백질 구조의 0.7%에 불과하다. 이 중 NMR로 밝혀진 단백질 구조는 10여개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대부분 X선을 이용했다.
연구진은 NMR을 사용해 대장균 생체막 단백질인 디아실글리콜 인산 전이효소 구조를 규명했다. 특히 NMR은 일반적으로 크기가 작은 수용성 단백질 구조 결정에만 적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에 NMR로 규명한 단백질 크기보다 2배 가량 큰 단백질 구조를 밝혀냈다.
이 연구결과를 활용하면 극지에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미세조류와 미생물들의 결빙방지단백질 활성 탐색으로 극지에서 결빙방지단백질의 생태학적 의미 해석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박사는 “극지에서 발견되는 결빙방지단백질과 그 유전자 구조와 기능을 규명하게 된 만큼 이 단백질의 대량생산 시스템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를 응용하면 줄기세포, 제대혈, 생식세포, 혈액 등 바이오소재의 효율적 보관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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