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등급의 글로벌 표준이 제정될 전망이다.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과 미국의 게임 관련 심의기관들이 독일에서 모임을 갖고 온라인 게임물 등급 표준 제정을 논의했다. 특히 이 회의는 유럽과 미국이 주도했는데 아시아에서는 한국만이 유일하게 참여해 온라인 게임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한다.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비디오 게임을 모방한 총격 살인이나 자살이 빈번하게 벌어져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각됐다. 회의가 열린 독일은 지난 3월 11일 남서부의 한 고등학교에서 이 학교 졸업생이 학교에 난입해 15명을 살해하고 본인은 자살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문제는 이 사건의 범인이 범행 몇 시간 전까지 아프리카를 무대로 마약 밀매상과 전투를 벌이는 일인칭슈팅(FPS) 게임인 ‘파 크라이 2(Far Cry 2)’를 즐겼다는 사실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07년 4월에는 미국 버지니아공대에서 교포 자녀인 조승희가 총기를 난사해 32명이 죽고 29명이 부상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때도 범인인 조승희가 살인과 폭력을 일삼는 인터넷 게임을 즐겼다고 해서 청소년들에 미치는 게임의 폐해가 논란이 됐다.
그동안 유럽이나 미국의 게임 심의기관은 PC나 비디오 게임, 아케이드 게임의 심의 등급은 잘 갖춰으나 온라인 게임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 지역도 온라인 게임이 인기를 끌자 온라인 게임 등급 필요성을 느끼고 한국에 참여를 요청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달 초 태국·인도네시아·베트남 3국에서 게임 관계자들을 초청해 게임 관련법과 분류 체계를 전수한 바 있다. 아시아 표준 제정에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 한국 주도의 온라인 게임 등급 국제 표준 제정은 게임 수출 확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막 시작한 등급 국제표준 논의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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