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북 CPU `인텔 독주` 틈새 보인다

  넷북 시장에서 인텔의 지배력에 균열이 오고 있다.

최근 AMD·엔비디아·퀄컴 등이 넷북 칩세트 개발에 성공하면서 인텔이 점유율 80% 정도로 독주하던 넷북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넷북=인텔 아톰 CPU’ 공식도 깨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넷북이 2세대로 진화하면서 기술 주도권이 인텔 중심에서 엔비디아·AMD·퀄컴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이들 제조사들은 1세대 넷북을 이끌었던 인텔 아톰 프로세서가 다소 취약했던 그래픽, 처리속도 등을 보완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4월 ‘아이온(ION)’을 내놓은 이후 ‘아톰이 못하는 그래픽을 아이온은 한다’라는 호평을 들었다. HD급 화면을 지원함은 물론 간단한 게임도 무리 없이 수행하기 때문이다. PC제조사들의 관심도 큰 편이다. 에이서의 넷톱에 탑재됐으며 레노버도 이달 초 대만 컴퓨텍스에서 아이온을 장착한 미니노트북 ‘아이디어 패드’를 선보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AMD는 성능과 그래픽이 일반 노트북PC 못지 않은 ‘콩고’를 HP를 통해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콩고는 그래픽 및 배터리 지속시간 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AMD 측은 “일반 노트북PC에서 최고 사양을 지향해 만든 CPU”라며 “균형 잡힌 넷북 플랫폼”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퀄컴은 넷북의 이동성을 극대화한 ‘스냅드래곤’을 내놨다. 노트북과 스마트폰의 결합인 ‘스마트북’의 형태를 취하고 있어 이동성 및 배터리 작동시간을 극대화함은 물론 PC와 휴대폰 기능을 모두 수행한다. 인텔의 텃밭인 MID 시장도 공략할 수 있는 이유다.

인텔도 ‘파인트레일’이라는 새 넷북용 플랫폼을 공개하면서 적극 대응하고 있다. 지난 5일 대만 컴퓨텍스에서 첫 공개된 ‘파인트레일’은 칩세트가 차지하는 면적이 기존보다 약 63%정도 줄어 더욱 슬림한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다고 인텔 측은 설명했다. 오는 8월 MSI 코리아에서 출시되는 슬림형 넷북에는 파인트레일이 장착될 예정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넷북 춘추전국시대가 소비자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인텔 아톰 넷북이 주도의 일관된 성능이나 사용패턴이 소비자들의 업무나 스타일에 맞춰 구매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소비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새롭고 더 높은 가치를 추구한다”며 “이런 경쟁을 통해 혁신은 물론 가격도 더욱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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