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강국코리아, 다시 시작이다] ‘따로 또 같이’ 정책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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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통신산업(기술)의 급속한 성장으로 모든 전통산업의 첨단화에 ICT가 융합하면서, 어느 순간부터 한국에서는 ‘ICT’라는 용어가 ‘유비쿼터스(u)’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u시티·u서비스·u의료·u조선·u매뉴팩처링 등 사실상 모든 산업에, u를 붙이면 첨단 산업 이미지로 탈바꿈할 수 있을 만큼 ICT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우리 경제에서 정보통신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가 전체 산업비중(GDP)의 17%, 수출의 35%라는 수치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 ICT는 한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ICT의 역할은 거기에 머물지 않았다. 전통산업에 효율성과 부가가치를 높여주는 ‘날개’ 역할에 자의반, 타의반 나선 지도 어언 10여년이다. 이미 일부 산업에서는 화학적 결합이 이뤄져, 전통산업과 ICT산업의 경계가 사라져가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ICT업계의 일방적 희생이 요구됐다. ICT업계가 힘들게 조성한 기금 등이 타 산업 육성을 위해 활용되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통신사업자들이 조성한 정보통신진흥기금은 산업계 전반에서 함께 사용하고 있다. ICT가 고유 산업으로서의 지위보다 타 산업의 부속산업으로 격하되고 있는 듯한 분위기도 ICT업계로서는 초라함을 감출 수 없는 요인이다. 이는 옛 정보통신부가 여러 부처로 나뉘면서 나타나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기는 하지만, 그 정도가 당초 우려했던 수준을 넘어선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로 ICT와 건설의 만남인 u시티는 산업의 주도권을 국토해양부가 가져가면서 ICT업계의 의견은 거의 반영되지 않는다. ‘서자’ 취급은 기본이고, 지원보다는 요구가 더 많다.

 ICT업계 한 관계자는 “순리를 따른다면 ICT업계의 피와 땀으로 조성된 기금은 ICT업계의 미래를 위해 사용되는 것이 맞다”며 “타 산업도 그들 스스로 기금을 조성해 그들 산업의 미래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 대 산업’으로서 서로 협력하고 융합해 시너지를 내는 것이 필요하지만, 처음부터 부속산업인 양 치부되면서 뒤에서 비용부담만 지는 구조는 불합리하다는 지적인 것이다.

 통신서비스업계는 서비스 개발에서 ICT산업 내 효율적 통합과 ICT가 경제전반의 효율성 증대와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스마트 인프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타 산업과 융합하는 방식 등 두 가지 방향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ICT업계는 필연적으로 모든 산업에 ICT를 접목해 시너지를 높이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ICT산업의 미래는 미래대로 ‘생태계’로서 챙기면서, 타 산업과도 협력하고 지원할 수 있는 ‘따로 또 같이’ 정책이 정착되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