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하는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육성사업 취지에 따라 KAIST가 인문사회 분야 교육 강화 차원에서 논리학과와 과학철학과 등 일부 학과 신설을 교과부에 신청했다. 그런데 이들 학과의 신설 신청이 이공계 인재 양성을 위해 국고 지원을 받는 KAIST의 정체성에 부합하는지로 인해 다소 논란이 있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사뭇 놀랐다.
KAIST에 인문사회과학부가 있으며, 금융전문대학원(MBA), 문화기술대학원 등의 이공계 인재 양성과 연관성을 들어 일부에서 비판이 있다는 내용은 나를 더 놀라게 했다.
물론 KAIST는 지난 1971년 과거 과학기술부가 이공계 인재 양성이라는 특정한 목적을 위해 설립한 특수 목적대라는 사실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이것은 지금으로부터 40여년 전의 일이다. 현재 KAIST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은 무학과로 1년간 종합적인 교양과목을 이수하고 있다.
21세기는 융합과 통섭의 시대이자 지식경쟁력이 국가생존력을 좌우하는 무한경쟁의 시대다. 학문 간 또는 기술 간 융합과 통섭은 새로운 진화와 창조를 낳는다. 또 인터넷의 발달로 국경 없는 글로벌 시대를 맞아 기업은 경영·기술 등 학문 간 융합교육을 바탕으로 다방면에서 실력을 갖춘 인재를 원하는 게 현실이다.
세계 최고수준의 정보기술(IT)과 결합한 문화콘텐츠산업 분야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국부창출이 유망한 차세대 신성장동력이다. 특히 세계 콘텐츠 시장은 연평균 7% 이상씩 고성장해 오는 2012년에는 2조2000억달러 규모에 이를 전망이며 CT 활용이 모든 문화콘텐츠 산업 전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전 세계적인 문화산업 고속성장에 따라 고급 전문인력 양성도 중요한 정책과제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데 문화기술대학원이 만들어진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이제, 시대 변화에 부응하지 않고 획일적인 분야와 한쪽 사고만을 강조하는 절름발이 교육으로는 한국, 아니 인류사회에 필요한 선도적 인재를 양성하기가 어렵다. 학문 간 융합 등 다양성을 바탕으로 창조적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KAIST의 노력과 실천에 비난과 비판보다는 인정과 격려가 필요한 때다.
두원수/KAIST 문화기술대학원 행정팀장 doows@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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