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절반의 권리` 가져야 진정한 협력

 미래에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지는 언제나 화두다. 급격히 변화하는 산업을 읽고 그에 맞춰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기존의 시스템으로 더 이상 산업강국의 입지를 지키기 힘들다는 것이다. 환경을 배제한 산업은 결코 인정받을 수도, 성장할 수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KSGA)가 구글·IBM·제너럴일렉트릭(GE), 전력회사 등이 참여한 미국 그리드와이즈얼라이언스와 ‘제1차 한미 스마트그리드 투자포럼’에서 기술개발 및 투자에서 포괄적 협력을 선언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민간 측 협약에 이어 16일에는 지식경제부와 미국 에너지부(DOE)가 에너지분야 협력 의향서(SOI)도 정식 교환함으로써 양국에 스마트그리드 협력에는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미 전력·IT·전자산업을 총망라한 스마트그리드 협력은 향후 막대한 시장의 선점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미국의 주도력이 지속되고 시장 확장력 역시 가장 크기 때문에 미국과의 협력은 미래 먹거리 확보의 중요 포인트다. 중국도 무시 못할 시장이지만 기술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미국과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미국으로선 신기술 테스트베드가 필요하다. 한국만큼 좋은 시장이 없다. 20년 뒤 100조원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전략적 동맹으로 굳어진다면 오늘의 협력이 갖는 의미를 새삼 강조하지 않아도 된다.

 단, 자국의 이익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국제협력의 속성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필요에 따른 동맹관계는 언제든 금이 갈 수 있다. 진정한 협력 관계는 협력을 깰 경우 반쪽짜리 기술로는 도저히 시장을 넘볼 수 없는 관계가 돼야 한다. 이것저것 다 떼어주고 ‘협력’이라는 껍데기만 갖고 있다면 결국 실패한 장사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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