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영공을 벗어난 발사체 ‘나로’의 궤도를 어떻게 추적할까.
답은 원격수신자료장비인 ‘다운레인지 텔레매트리시스템’이다. 발사체가 발사장으로부터 발사방향으로 약 1700㎞ 남쪽인 대만과 필리핀 사이 해역부터 ‘다운레인지 텔레매트리시스템’을 탑재한 제주해경 소속의 선박이 자료를 수신한다. 발사체가 발사장에서 1700㎞ 정도 떨어지게 되면 국내의 추적소에서 추적 불능 상태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 지점은 발사체 2단과 과학기술위성이 분리되는 구간이기도 하다.
국내에는 발사체 ‘나로’가 발사된 후 위성분리까지 발사체의 비행상태 등에 관한 원격 측정 신호를 안정적으로 수신하고 주요 자료를 실시간으로 분석 처리하는 총 3곳의 위성 추적소가 있다.
그동안 항우연은 다운레인지 장비 기능 시험을 위해 지난 2007년부터 현재까지 제주해상에서 3번, 태평양 해상에서 1번의 시험을 시행했다.
그러나 부실한 장비지원에 대한 하소연도 터져 나왔다.
항우연 관계자는 “시험 기간 동안 기상이 좋지 않아 진동과 충격, 해수로부터 장비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며 “강풍으로 인해 인마샛레이돔(덮개)이 벗겨지는 일도 발생하는 등 애로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엔 해양경찰청 경비함정(제주 3002함)에 장비를 장착하고 시험하는 중 태풍 ‘너구리’의 간접 영향권에 들어 이를 통과한 적도 있다”며 “7m나 되는 거대한 파도가 함정에 부딪칠 땐 함정선미에 설치한 장비의 안전을 확보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도 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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