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을 현실로] (13)시간의 변화를 상상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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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자가 세상사에 현혹되지 않게 됐다는 불혹이 지난 후 ‘나이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누구에게나 하루는 24시간인데 왜 저마다 다르게 느끼는 것일까.

 한 인터넷 질문답변 게시판에 올라온 ‘시간의 길이=시간/나이’라는 어느 인류학자의 이론처럼, 같은 1년이라도 열 살 아이는 인생의 10분의 1로, 80세 할아버지는 80분의 1로 느끼기 때문이라는 답도 있고, 주변의 변화를 인식하는 능력에 따라 시간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으며, 시간의 속도를 늦추려면 백수생활을 하라는 위트 섞인 답변도 있다.

 사람마다 느끼는 속도는 달라도 흐르는 시간은 우리 주변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대상으로 상상을 한다면 어떤 아이디어가 가능할까.

 영국의 과학 잡지 ‘뉴사이언티스트’에 도쿠진 요시오카라는 디자이너의 작품이 소개된 적이 있다. ‘비너스 의자’라는 이름의 이 작품은 여느 예술 작품처럼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의자가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를 작품화했다. 관람객들은 단순히 완성된 의자를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크리스털 결정화를 거쳐 의자가 만들어지는 신비로운 과정을 바라보며 신선한 감동을 느끼게 된다.

 생명과 자연의 힘을 생생하게 보여주고자 제작된 이 작품은 런던디자인뮤지엄에서 전시되고 있다.

 두 번째 사례는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을 디지털카메라에 관한 것이다. 최근 출시된 디지털카메라에는 얼굴 인식 기능이 있는데, 사람의 얼굴 형태, 웃는 모습, 눈 깜박임 등을 인식해 초점을 자동 조절한다. 이 기능은 특정한 시점, 즉 셔터를 누르는 순간의 편의성을 위해 만들어졌다.

 여기에 ‘시간의 변화’라는 개념을 첨가하면 다음과 같이 기능을 확장할 수 있다.

 파나소닉코리아는 최근 얼굴 인식을 넘어 얼굴 인증 기능이 내장된 제품을 선보였는데, 자주 찍히는 인물을 기억해 사진을 찍을 때 해당 인물을 위주로 노출과 초점을 맞춰주는 것이다. 이것은 사진 촬영의 특정 순간만이 아닌 미래의 지속적인 편리함을 예고하는 기능이다.

 여러분의 상상, 여러분의 제품에 다이내믹한 시간의 변화를 담아보자.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미지의 아이디어 세계가 펼쳐질 것이다.

김원우 KT 중앙연구소 수석연구원, 디지에코 퓨처UI 연구포럼 시솝 wwkim@k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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