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KT 구매제도 혁신의 전제는 `상생`

 국내 최대 통신서비스업체이자 통신산업 전후방산업의 정점에 서 있는 KT가 고질적인 입찰제도를 개선하고 있다. 그동안 통신장비업계의 원성을 샀던 최저가 입찰제도도 획기적으로 뜯어고치겠다고 한다.

 이중가격제는 예정가격 이하로 입찰이 진행됐을 때 최저가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차상위 가격을 선정, 기준으로 삼는 제도다. 예가 이하에서 이뤄진 입찰 가격 중에서 최저가가 아닌 차상위 가격을 선택함으로써 최저가 입찰제로 인한 납품 업체 간 출혈경쟁을 방지하겠다는 의도다. 이 때문에 최저가와 차상위가의 중간 가격을 구매기준으로 선택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는 얘기도 들린다.

 KT는 이 외에도 개발 협력업체 구매보장 최단 1년, 평가와 구매조직 이원화, 해외 인정제품 평가 간소화 등 입찰제도 등을 개선안에 포함시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제도가 문제인 것은 아니다. 사장이 바뀔 때마다 개선안을 내놨지만 그때뿐인 일이 많았다. 반드시 KT 최고경영자와 임직원의 자발적이고도 적극적인 개선 의지가 앞서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KT는 앞으로 구체적인 구매 절차안으로 업계의 이런 우려를 불식시켜야 할 것이다. 이중가격제가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최저가 입찰제의 단점을 모두 해소할 수는 없다. 해외 납품실적을 갖춘 업체의 평가절차 간소화도 국내 중소업체의 역차별을 불러올 수 있다.

 KT의 구매제도 혁신은 오랜 관행을 깨는 것부터 시작한다. KT의 새로운 출발은 그래서 그동안의 나쁜 관행과의 싸움임과 동시에 협력업체와 상생을 전제로 해야 한다. KT의 혁신이 꼭 성공하기를 바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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