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글로벌 스타를 향해] (4부-1)SW 인력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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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지식경제부는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의 대가 기준을 개정했다.

 기존에는 공공기관이 SW 개발에 비용을 지급할 때 몇 명이 투입되었는지를 세어서 이를 계산하도록 했지만, 앞으로는 어떤 기능이 들어갔는지를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한다는 내용이었다.

 다시 말하면 그동안은 개발된 SW가 얼마나 좋은 기능을 갖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가격을 매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헤드 카운트의 원가 산정 방식은 SW의 개발 원가가 투입인력이 전부기 때문에 일면 타당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실상 이는 SW 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할 길을 막는 것은 물론이고 경제논리에도 어긋나는 방식이었던 셈이다. 적은 비용을 투자해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 비싸게 파는 것이 가장 좋은 사업모델이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동안의 SW 사업대가 기준은 이를 부정했던 것과 같다.

 또 한 측면에서 보면 이는 국내 SW 인력의 현실을 단적으로 말해주기도 한다. 창조적인 일을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일을 창조적으로 빨리 마무리하는 것은 좋은 대가를 받는 것을 막는 길이 된다. 기업 측에서 보면 훌륭한 인재를 투입하는 것보다 그저 그런 인력을 보다 많이 투입하는 것이 남는 장사다.

 앞서 언급했듯 SW는 개발인력이 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공장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자재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다만 SW 인력과 이들의 개발업무를 돕는 제반 인프라가 전부라고 할 수 있다.

 국내 SW 인력의 글로벌 프로젝트 없이 SW 글로벌 스타를 만들기는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다. SW 연중기획 4부에서는 국내 SW 인력 현황과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한 방안을 점검한다.

 ① 국내 SW 인력 현황

 전통적으로 SW 강국이라고 하면 미국을 이야기하지만, 그에 못지않은 SW 분야의 숨은 강자가 있다. 독일이다. 국내에서 수입되는 대부분의 자동차용 SW는 ‘메이드 인 저먼’이다. 물론 SW가 대부분 자동차 부품 속에 내장돼 들어오기 때문에 자동차 부품 강국인 독일이 자동차용 SW 강국으로 자리 매김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SW가 거의 들어가지 않은 과거부터 SW가 자동차 개발 원가의 30%(고급 차종)를 넘어서는 지금까지 넘버원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비단 기계를 잘 다뤄서만은 아니다. 오히려 변화를 감지하고 SW 분야를 앞서 키워왔던 데 그 비결이 있다. 그렇지 않았다면 독일 자동차 강국의 명성은 과거에 묻혀버렸을지도 모른다.

 독일이 현실을 직시하고 SW 개발에 전력한 것은 불과 10년 전이다. 독일은 그 후 10년에 달하는 기간 동안 정부의 폭넓은 연구지원과 교육 재정비 등으로 오늘에 이르렀다. 우리의 현실을 다시금 되짚고 무엇이 필요한지 점검해야 할 시기임에 틀림없다.

 ◇2000년 독일에서 배운다=2000년 당시 독일의 과학교육연구부가 의뢰해 프라운호퍼가 수행한 보고서에 그 현실이 잘 드러나 있다.

 내용은 이렇다.

 <2005년까지 중기적인 인력 수요가 급상승할 것이다. 설문에 의하면 2005년까지 1차 기업과 2차 기업의 SW 개발 인력은 현재(2000년 당시) 17만7000명에서 38만5000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거의 120% 상승에 육박함을 의미한다. 현저하게 성장하는 시장은 1차 기업(SW전문기업)에서 17만9000명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2차 기업(자동차나 전자 등 SW가 내장된 시스템을 개발하는 기업)에서 추가로 3만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2차 기업을 고려하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그 외에 필요한 인력이 HW 분야로부터 SW 분야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1차 기업에서는 전통적인 대졸자가 SW 개발자의 대다수를 차지할 것이다. 2차 기업에서도 (순수한 프로그래머는 외주를 통해) 대졸자가 필요한 경향이 나타났으나, 고급 전문가에 대한 수요는 대학이나 다른 교육의 표준화된 교육프로그램으로는 충족될 수 없다. 프로그래밍에서 도구의 활용과 같은 기술적인 면에서 합리화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해도 인력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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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독일의 연구환경은 혁신적이고 신속하게 발전하는 SW 분야를 위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현존하는 연구기관은 대다수가 진부한 이론에 대한 주제를 다루며, SW의 최신 주제는 거의 다루어지지 않으며 비판 없이 다루어진다. 추가로 컴피티션 센터나 연구소가 시급히 필요하다. 독일을 위한 기회는 노하우지향적인 미래 영역에 있다. 독일 SW 생산자가 미래에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시장에서 일찍이 자리 잡고 확대하기 위해서는 물론이고 중요한 연구 및 교육 정책의 정비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

 -‘프라운호퍼의 독일 SW 산업 현황 및 육성방안 분석 및 평가 2000.12.’ 중에서.

 

 신기하게도 이 내용은 한국이 지금 처해 있는 현실과 비슷하다. 제조 산업이 중심인 우리나라 또한 SW 인력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일례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개발인력 중 SW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늘어 이미 50%에 육박했다. 이는 전체 개발인력 비중일 뿐이고 첨단 제품 개발팀에서 SW 인력 비중은 50%를 훨씬 넘은 상황이다.

 2007년 9000여명이던 삼성전자의 SW 개발 인력은 2년 만에 약 70%가 증가해 1만5000명을 넘어섰다. 삼성전자의 전체 R&D 인력은 3만5000여명으로, 이 중 약 43%가 SW 개발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통신부문 R&D 인력은 약 9500명으로 SW 개발자 비중은 6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도 SW 개발인력이 꾸준히 늘어나 전체 R&D 인력의 40%가량이 SW 개발 인력이다. 반도체 사업이 없는 LG전자는 삼성전자보다 적은 1만6000여명이 R&D 인력이며, 이 중 40%가 SW 개발 인력이라고 밝혔다. 아날로그 가전을 제외한 디지털 가전 R&D 부문에서 SW 인력은 절반을 차지하며 디지털TV와 휴대폰 분야에서는 SW 개발 인력 비중이 무려 3분의 2를 넘어섰다.

 김은 프라운호퍼FOKUS코리아 대표는 “독일은 5년마다 SW 개발 인력 수요가 20만명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2010년에는 50만명이 넘어갈 것”이라며 “2000년 당시 독일이 가졌던 문제의식이 한국제조 분야의 현실과 맞아떨어지는만큼 독일의 SW 인력 양성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제조분야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은 SW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독일이 취한 정책은 표준의 개발로 기업에서의 SW 성숙도를 향상시키고 2차 기업의 개발 능력을 키우도록 SW 프로덕트 라인 개발을 지원했다. 아키텍트 인재를 양성하고 SW 공학 기술을 개발해 보급했다.

 ◇9만7000명이 처한 현실=한국SW진흥원은 2008년 SW 기업에 종사하는 SW 전문인력 수를 9만6967명으로 집계했다. 프리랜서까지 합하면 13만명(2007년 현재 전체 개발인력 수 12만8000여명 집계 기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인력 수준별로 보면, 중급인력이 3만7259명으로 전체의 38.4%, 초급인력은 3만1303명으로 32.3%, 고급인력은 2만8405명으로 29.3%의 비중을 차지했다.

 전체 SW 기업의 부족 인력은 9380명으로 8.8%의 부족률을 보였다. 이는 전년(13.8%) 대비 5% 감소한 수준으로, 글로벌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가 부족률 감소의 주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인력 수준별로 보면, 중급 및 고급 인력의 부족률이 각각 12.8%, 5.1%로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한 반면에 초급인력부족률은 8%로 전년 대비 2.6% 감소에 그쳤음을 알 수 있다.

 SW 기업규모에 따른 SW 인력부족현황을 보면, 20인 미만(16.1%), 20∼99인(7.3%), 100∼299인(4.2%), 300인 이상(1.7%) 기업 순으로 나타난다. 300인 이상 대기업은 거의 인력 부족현상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을 졸업해 산업으로 쏟아져 나오는 인력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SW 관련 학과의 졸업생 수(추정치)는 2006년 1만 8550명, 2007년 1만 7484명, 2008년에는 1만7206명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며, 평균 정원 수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SW 관련 학과의 입시경쟁률은 대학전체 입시경쟁률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대학 평균 경쟁률은 4.71%인 반면에 SW학과는 3.98% 수준에 머물렀다. 이렇게 배출 인력이 줄어드는 덕에 SW 관련 학과 졸업생의 SW 기업 취업률은 2006년에 25.2%에서 2008년 29.2%로 증가했다.

 한국SW진흥원이 통계 조사와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기업들은 SW 인력의 채용에 매우 큰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답했다.

 어려운 이유로는 초급 인력은 ‘원하는 수준의 숙련도와 실무경험을 갖춘 인재를 찾기 어렵다’는 응답이 72.1%를 차지했다. ‘원하는 기술 분야의 교육을 받은 사람이 없다’는 답이 50.2%가 나왔다. 기업의 요구에 부합하는 능력을 갖춘 인재의 부재를 SW 전문 인력 채용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라고 답한 것이다.

 중급 인력은 ‘원하는 수준의 숙련도와 실무경험을 갖춘 인재를 찾기 어렵다’는 의견이 75.4%, ‘고임금 부담’이 62.1% 순이고, 고급 인력은 초·중급과는 달리 ‘고임금 부담으로 인력 채용이 어렵다’는 이유가 82.6%로 가장 많으며, 다음으로는 ‘원하는 수준의 숙련도와 실무경험을 갖춘 인재를 찾기 어렵다’가 61.6%의 순으로 나타났다.

 권문주 한국SW진흥원 SW기술인력 팀장은 “SW 인력의 부족현상 해소와 기업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인력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현장·수요자 중심의 다양한 재교육 프로그램의 지속적인 운용이 필요하다”며 “대학 배출 인력의 실무능력 향상을 위해 기업수요를 반영한 과정개발 등은 물론이고 산학연 공동 연구과제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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