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업체들이 올 들어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환율 효과와 국내 휴대폰 업계의 선전에 힘입어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지난 3월 사명을 변경한 플렉스컴이 돋보이는 실적을 기록하면서 다크호스로 떠올랐고 산양전기가 코스닥에서 퇴출되면서 업계 순위에 변화가 생기는 등 시장 판도도 변화하는 추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FPCB 업체들이 지난 1분기 기대 이상의 최고 실적을 달성한데 이어 올 한해 한층 공격적인 경영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 지난 3월 코스닥 상장기업인 굿센을 통해 우회 상장한 플렉스컴(대표 하경태)은 지난 1분기 273억원의 매출과 2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율을 크게 웃도는 9.1%를 달성한 것이다. 이는 연초부터 삼성전자에 풀HD급 LCD TV용 FPCB를 공급하기 시작한데다 삼성전자·팬택앤큐리텔 등 주요 휴대폰 업체들의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난 덕분이다. 회사 관계자는 “다음달부터 베트남 공장을 가동하게 되면 연간 전체로 매출과 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따라 플렉스컴은 올해 매출 1200억원과 110억원의 영업이익을 목표로 정했다. 전년 대비 각각 795%와 885%가 증가한 수치다.
인터플렉스(대표 배철한)도 지난 1분기 영업이익 8억원을 기록하면서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주춤했던 FPCB 출하량은 올 들어 스마트폰과 프리미엄 풀터치폰이 인기를 끌면서 대폭적인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 회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수율 향상과 사업 체질 개선 활동에 주력한 것이 경쟁력 향상을 뒷받침했다”면서 “2분기부터는 시장 전반적으로 성수기로 돌아서고 주요 고객사 공급 물량이 안정적이어서 실적은 더욱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에이치(대표 김재창)는 지난 1분기 1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나 늘어난 13억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가동을 시작한 중국 공장의 생산성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 올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15.3% 증가한 760억원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한때 FPCB 시장점유율 4위를 달렸던 산양전기는 2년 연속 대규모 자본잠식을 기록한 끝에 결국 지난 4월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되는 등 올 들어 FPCB 시장내에서도 지각 변동이 일어나는 추세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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