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이나 전기자동차의 배터리 원료인 ‘리튬’을 바다에서 뽑아 쓰는 기술 선점을 위한 업계간 물밑 경쟁이 활발하다.
26일 정부출연연구기관에 따르면 국토해양부의 지원을 받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연구책임자 정강섭)이 개발한 바다속 리튬 추출 기술을 둘러싸고 국내 대기업 및 중소기업의 관심과 투자 문의가 빗발치며 해당 연구원의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이 기술은 바다 속에 녹아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2300억톤의 리튬을 흡착 및 분리막 기술로 회수하자는 것.
전세계 리튬 매장량은 1400만톤, 이 가운데 상업성이 인정되는 채굴 가능량은 410만톤으로 추정되고 있고, 이마저도 전기자동차 등의 개발에 따른 리튬 배터리 원료 사용량 폭증으로 7∼8년뒤면 고갈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동안 연락해오거나 직접 찾아온 업체만 대기업군에서 삼성물산과 삼성SDI, 포스코, SK에너지, GS칼텍스 등 5곳이다. 그리고 중견기업으로 ABC상사, 유니온, 한국동서발전 등 5∼6곳이 접촉을 해오는 등 관심이 뜨겁다.
“리튬 배터리 관련 기업과 해양건설 엔지니어링이 가능한 기업은 대부분 접촉해온 것으로 보면 된다”는 것이 지질자원연 대외협력실 측의 설명이다.
최근 대덕을 찾은 GS칼텍스의 신사업개발팀 2명은 이날 오후 3∼4시간 넘게 리튬의 추출 과정과 기술 개발 과정, 심지어 경제성 여부까지 따져가며 꼼꼼히 자료를 챙겨 갔다. 이들은 향후 상용화 기술 개발에 필요한 예산이나 투자시 기술 우선권 부여 여부 등도 체크했다.
대덕에 연구소를 두고있는 SK에너지는 아예 이번 주말에 기술 세미나를 준비해 놓고 정강섭 책임연구원이 다녀가길 바라고 있다.
정 연구원의 향후 계획은 2가지다. 2014년까지 5년간 육상플랜트와 해상 플랜트를 지어 이 기술을 상용화 하자는 것이다. 육상플랜트에는 대략 300억 원이 들것으로 보고있다. 해양 플랜트 제작에는 해본 경험이 전무해 예산은 추정불가 입장을 밝혔다.
경제성 평가도 실험실 R&D단계서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일본이 추진해온 PVC 첨가 공법이나 생산성보다는 월등히 우수하다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이 기술이 완성되면 해수 담수화 기술수출하듯 플랜트를 해외로 수출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강섭 연구원은 “20일 사업 모델을 컨설팅해줄 컨설턴트를 만날 계획”이라며 “조만간 관련업체를 한꺼번에 모아놓고 설명할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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