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내비업체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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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체 난립으로 과당경쟁을 벌여 온 내비게이션 업계가 정리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100여 곳에 이르던 내비게이션 제조·판매업체가 올해 절반 수준으로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내비게이션 전문사이트 네비가(www.naviga.co.kr)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초 기준으로 제품과 업체가 확인 가능한 내비게이션 제조업체는 120개. 이들 업체가 한해 출시한 제품 수는 149종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 조사에서는 내비게이션 제조업체 수가 62개로 줄어들었다. 올해 5월까지 출시한 제품 종류도 45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9.4%가 감소했다.

포화상태에 도달한 국내 내비게이션 업계가 조정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내비게이션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저가경쟁과 유통업체에 종속된 판매구조의 한계가 가져 온 결과”라며 “파악된 업체 가운데서도 실제 제조활동을 하지 않는 곳도 상당수 있어 연말에는 업체 수가 더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하이온콥, 한도하이테크, 노바일렉트로닉스, 에스캠 등이 당좌거래 정지되거나 사업을 접었다. 특히 올해는 경기불황으로 지난해보다 시장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내비게이션 업계 구조조정 작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국내 한 시장조사 전문기관에 따르면 올해 국내 내비게이션 단말기 시장 규모는 147만대다. 이는 업계가 추산한 지난해 판매 규모 170만대보다 13% 줄어든 수치다.

신경승 네비가 운영자는 “현재 내비게이션 제조업체 이탈이 가속화돼 2년 이내에 20여 개 업체만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출시될 전체 모델 수도 지난해보다 30% 감소한 100여개 종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택 나브텍코리아 부사장도 “시장이 정점에 달하면서 업체들의 수익성도 떨어지고 있다”며 “지도를 납품받아 단순 단말기만 제조하던 업체가 탈락하고 지도를 보유한 업체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