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패스 단말기 시장 `땡처리` 물량 대거 유통

3만원대 제품 등장…혼탁 양상

 평균 10만원대인 하이패스 단말기 시장에 3만원대 제품이 등장하는 등 하이패스 단말기 시장이 혼탁 양상을 보였다.

 특히 일부 단말기 업체로부터 물량을 넘겨받은 유통업체가 자금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땡처리’ 물량이 대거 유통돼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의 애프터서비스(AS)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쇼핑몰에서 3만원대에 판매되는 하이패스 단말기가 속속 등장했다. 연초 후발 단말기 업체들이 판촉을 위해 5만원대에 제품을 출시한 데 이어 이제는 3만원대까지 가격을 낮춰 팔고 있다.

 옥션과 G마켓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S사와 K사는 하이패스 단말기를 각각 3만6000원, 3만8500원에 판매한다. H사 제품은 3만8900원, 대기업 P사 제품 역시 4만380원에 팔리고 있다.

 단말기 판매업체 관계자는 “단말기를 공급받은 유통업체가 현금 확보를 위해 저가로 판매하거나 담보로 잡힌 물량을 시장에 싼값에 쏟아낸다. 제품을 공급한 제조업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결국 하이패스 시장에 땡처리 제품이 넘쳐나 가격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며 “유통되는 단말기가 시장 점유율이 낮은 제품임을 감안하더라도 결국 제조업체 측에서 보면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팔리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저가물량을 공급한 업체의 상황이 어려워지면 판매된 제품의 AS를 담보하기 어려워 소비자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체 관계자는 “최근 하이패스 단말기 기능이 개선되고 크기도 작아지면서 AS를 필요로 하는 에러가 발생한다”며 “판매한 업체가 사업을 지속하기 힘들다면 GPS 업그레이드 등이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AS를 제대로 제공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인증을 받은 하이패스 단말기만 62개 모델이다. 올해 추가로 20개 모델이 시장에 출시된다. 공급업체 수도 지난해 18곳에서 올해는 22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약 1800억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하이패스 단말기 시장은 현재 서울통신기술, AITS, 아이트로닉스, 하이게인 등 주요 업체가 전체 시장의 80%를 차지한다. 나머지 업체가 20%의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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