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R&D) 비용은 늘고, 시설 투자비는 줄이고.’
국내 대표 전자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경기 불황에도 지난 1분기 연구개발(R&D) 비용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에 생산 시설 확충과 같은 시설 투자 비용은 크게 감소했다. 이는 R&D 분야는 미래를 대비한 선제 투자 성격이 강한 반면, 경기가 크게 위축되면서 반도체·LCD 등 대규모 설비 투자에 대한 필요성이 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공시한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에 R&D 비용으로 1조6100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지난해 1조5424억원보다 700억원 가량 증가한 수치다. 경기 불황을 감안해 주요 기업이 ‘긴축 경영’ 상황임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게 산업계의 판단이다. LG전자도 지난 1분기 4210억원을 쏟아 부었다. 지난해 1분기 3418억원보다 900억원 가량 증가했다.
반면 시설 투자 비용은 크게 축소됐다. 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시설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80% 감소한 5955억원에 그쳤다. 생산 시설 확충 없이 사실상 유지·보수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만 해도 무려 2조8301억원, 한 해 동안은 무려 9조4866억원을 시설 투자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 반도체 LCD 등 주력 제품의 증산 필요성이 사라진 데다 차세대 공정 도입도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삼성은 공시에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연초 올해 시설 투자비로 지난해보다 2조4000억원 가량 줄어든 7조원 가량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LG전자는 1분기 시설 투자액이 2576억원이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한 해 시설투자비만 놓고 보면 2000억원 가량 줄었다. LG전자는 올 한해에만 7216억원을 시설 투자비로 할당한 상황이다. 지난해 LG전자는 1조원에 거의 육박하는 9554억원을 시설을 확충하는 데 투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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