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들 "일본 네티즌을 공략하라"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방송사들이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 한류 콘텐츠로 일본 네티즌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KBS인터넷은 지난해 말 무료 시범 서비스에 이어 지난달 28일 일본에서 ’KBS 다운로드몰’(www.kbs-tv.jp, www.kbsworld.ne.jp)을 대대적으로 열었다.

iMBC도 지난 3월17일 iMBC 재팬(www.mbcjapan.co.jp)을 개설했고, SBSi는 현재 국내 홈페이지(www.sbs.co.kr) 내에 ’글로벌사이트’를 운영 중이다. 이들 사이트가 국내 방송사 사이트와 차별화되는 것은 서비스되는 프로그램에 일본어 자막이 제공된다는 점이다. 현재도 국내 방송사 VOD 서비스를 일본 등 해외 네티즌이 비중 있게 이용하고 있지만, 이들은 통ㆍ번역되지 않은 콘텐츠를 아쉬운 대로 이용하고 있다. 방송사들은 일본어 사이트를 통해 한류 시장을 확대하고, 일본 내 자사 프로그램의 실시간 홍보에도 공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드라마, 예능, 교양 모두 자막서비스=’KBS 다운로드몰’은 그랜드 오픈과 함께 콘텐츠를 늘리고, 멤버십을 강화하며, 다양한 요금제를 갖추는 등의 정비를 했다. 이 사이트에서는 드라마, 시사ㆍ교양, 연예ㆍ오락 등 KBS 프로그램을 개별 요금 및 월정액을 통해 컴퓨터에 내려받은 후 일정 기간 시청할 수 있다. 현재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는 드라마 40여 편을 포함해 총 60여 편이다. 드라마의 경우는 홀드백(부가 판권이 다른 매체로 넘어가는 기간)이 1년~1년 반 정도로 긴 편이지만, 예능 프로그램은 1~2주 정도로 짧아 최신작도 감상할 수 있다. KBS인터넷 관계자는 “모든 프로그램에 자막을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아직 몇몇 예능 오락 프로그램에는 자막이 완비되지 않았지만 곧 100% 자막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KBS보다는 후발주자여서 아직 시스템을 정비하는 단계지만 iMBC재팬(www.mbcjapan.co.jp)도 MBC 콘텐츠를 자막과 함께 제공하며 일본 네티즌을 공략할 계획이다. 일본은 현재 한국드라마의 가장 큰 수출 시장으로, 부가 판권 시장 역시 가장 크다. 이 때문에 방송사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본 네티즌을 고객으로 끌어들이려고 팔을 걷어붙였다. KBS인터넷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2002년 온라인 VOD 시장이 태동했지만 정작 일본 콘텐츠는 저작권 문제가 복잡하고 제작자들의 뉴미디어에 대한 저항도 커서 그간 한류 콘텐츠가 그 시장을 채워왔다”며 “그런 와중에 여러 관련 사이트가 생겼다, 없어지는 과정을 거쳤고 이를 지켜보며 방송사가 직접 사이트를 운영할 때가 됐다는 판단을 하게됐다”고 밝혔다.

◇신규프로그램 홍보, 한국문화 소개의 장까지=방송사의 일본 내 사이트는 단순히 철 지난 프로그램의 VOD 서비스에 머물지 않는다. 당장 VOD 서비스는 되지 않지만, 한국에서 실시간으로 방송되는 프로그램의 일본 내 홍보 창구 기능과 함께 장기적으로는 한국 문화 소개의 장도 될 전망이다.

iMBC 관계자는 “일본 사이트를 오픈한 것은 일본 내 MBC 프로그램의 공식 창구를 만들었다는 의미”라며 “일본 시청자들의 한류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하는 동시에 MBC의 인지도를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매출로도 연결시키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현재 일본 ’KBS 다운로드몰’에 회원수는 6천500명. KBS인터넷은 1차적으로 내년 하반기까지 이를 최소 3만 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KBS인터넷 관계자는 “아직 일본 내 한류 콘텐츠의 온라인 VOD 이용객 수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지 않았지만 수요층은 분명히 형성돼 있어 이번에 사이트 오픈과 함께 그 파이를 키워볼 계획”이라며 “궁극적으로는 한국 문화 소개를 소개하는 중요한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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