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산업계의 대표적인 ‘대대·대중소’ 상생협력 사례로 야심차게 출범한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오는 14일 창립 2주년을 맞는다. 그러나 출범 당시 내건 대대·대중소 기업 간 상생협력에 대한 약속은 두 돌을 맞도록 여전히 공수표에 그쳤다.
고질적 병폐인 삼성·LG의 수직계열화 관행을 비롯해 이른바 ‘8대 상생협력’ 과제 가운데 제대로 지켜진 것이 거의 없다. 대표 주력 산업으로 키운 디스플레이 업계가 세계 시장 주도권을 더욱 확고히 하고, 특히 후방 산업의 체질을 강화하려면 상생협력 실천과제들을 다시 한번 되짚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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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회장 권영수)는 오는 13일 출범 2주년을 맞아 서울 역삼동 새 사무실에서 권영수 회장과 장원기 부회장 등 23명의 이사진이 참석한 가운데 이사회와 입주식을 갖는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지난 2년간의 활동을 점검하고 2기 협회의 주요 사업계획을 공유할 예정이다.
그러나 협회 출범 2주년에도 불구하고 당시 삼성·LG의 최고 경영자들이 약속했던 상생협력 과제들은 아직도 구호에만 머물러 있다.
삼성·LG 양사의 LCD 패널 교차 구매가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삼성·LG는 협회 창립 직후인 지난 2007년 하반기부터 각자 패널을 사주기로 했지만 2년이 다 된 지금까지도 서로를 외면해왔다. 협회 관계자는 “다음달 초엔 삼성·LG 양사가 패널 교차 구매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모니터용 패널부터 교차 구매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직계열화 관행은 여전히 심각하다. 국내 업체가 다수 포진한 백라이트유닛(BLU) 쪽 부품·소재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여전히 문을 걸어 잠갔다. 지난 2007년부터 세정장비 등 일부 후공정 장비를 중심으로 상대 협력사를 쓰는 정도다. 그나마도 극소 규모다. 한 장비 업체 사장은 “과거에 비하면 많이 나아진 편”이라면서도 “지난 2년간 수직계열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분위기 정도를 조성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허 협의체’ 결성도 2년간 몇 차례 의견 교환만 있었을 뿐 요원하다. LCD 패널 업체 관계자는 “그런 협의체가 있다는 말도 들어본 적이 없다. 협회와 특허 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는가”라고 되물었다.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가 수요기업으로 참여하기로 한 장비·재료 공동 성능 평가 사업도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각종 협의체·위원회의 활동이나 공동 연구개발(R&D)도 미진하다. 협회 관계자는 “산업의 정점에 있는 삼성·LG의 강력한 실천 의지가 가장 중요하지 않겠느냐”면서 “꼭 필요하고 시급한 과제긴 하지만 출범 당시 의욕이 너무 앞섰던 것도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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