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LCD업체인 대만 AUO가 올해 중국에 공급하는 LCD 패널량을 40% 이상 늘리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중국 정부의 농촌 가구 가전 구입 보조금 정책과 올 들어 대만과 중국의 경제 협력 분위기가 급물살을 타면서 중국을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AUO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앤디 양은 7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 TV업체에 공급할 LCD 패널을 40% 이상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농촌 가구에서 가전 구입 시 보조금을 주는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AUO 디스플레이부문 매출의 20%를 차지한다. 세계 1·2위 LCD업체인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와 견주면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시장이다.
앤디 양 CFO는 “성장률로 따지면 중국은 가장 유망한 시장”이라며 “AUO는 시장의 성장을 뛰어 넘는 성과를 내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2위 디스플레이업체 치메이에 따르면 전세계 가전 시장이 침체하는 가운데 1분기 중국 TV 시장은 50% 성장했다. 치메이는 중국 정부의 가전 보조금이 시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도 보조금 정책에 힘입어 올해 중국 평판TV 판매량이 30% 이상 늘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쪽 TV 수요가 늘면서 LCD 패널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도 높다. 올해 1분기 LCD업계의 수익률은 공급 과잉에 따른 단가 하락으로 일제히 내리막을 걸었다. AUO는 중국 수요 덕에 2분기 패널 가격이 전 분기 대비 5∼7%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디스플레이서치도 6월까지 패널 가격이 꾸준히 오를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앤디 양 CFO는 “중국 업체로부터 투자를 받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해 두 나라의 협력 분위기가 대만 디스플레이업체에 호재가 될 것을 예고했다.
아시아의 주요 증권 지수인 대만 타이엑스(TAIEX) 지수에서 올해 AUO의 주가는 43%나 뛰었다. 중국이 대만에 대한 경제제재를 풀고, 대만 또한 이에 화답하면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대만 업체들이 덕을 볼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 치메이의 주가는 75%, 청화픽처튜브(CPT)도 70%나 급상승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대만 경기 활성화를 위해 대만 업체로부터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에 달하는평판 패널을 구매하겠다고 공표하기도 했다.
중국과 대만은 이번 달부터 60년만에 국가 간 기업 투자를 허용하며 투자에 물꼬가 트였다. 최근 중국 관영통신업체 차이나모바일이 첫 타자로 대만 이동통신사 파이스톤의 지분 20% 인수를 선언했다.
앤디 양 AUO CFO는 “중국으로부터 흘러들어올 새 자본이 대만 기업의 주가를 올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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