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그림 중에서 해당하는 물건을 고르세요. apple !”
IPTV로 영어교육방송을 보던 어린이가 TV화면 앞으로 다가가 사과 그림을 누른다. “참 잘했어요. 그럼 애플은 무슨 색일까요?” TV화면에는 어느새 무지개 색상의 파레트 화면이 나오고 어린이는 손가락으로 빨간색을 선택한다.
이르면 연말쯤 등장할 멀티터치 기반의 IPTV 영어교육환경을 미리 재현해본 장면이다. TV화면이 터치패널이 되면 어린이나 노인도 양방향 특성을 살린 교육콘텐츠, 상거래, 오락 서비스를 쉽게 활용하게 된다.
KT, SK브로드밴드 등 IPTV업계가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서 멀티터치 기능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IPTV의 양방향 특성을 십분 활용하려면 리모콘보다 훨씬 직관적인 터치패널 환경이 바람직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미 터치전문업계에는 최근 IPTV회사들이 TV방송과 연계된 멀티터치 솔루션을 의뢰 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국내 IPTV서비스는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됐지만 예상보다 가입자 규모가 적고 콘텐츠도 기존 CATV, 위성TV와 별 차이가 없다는 고객불만이 고조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IPTV업계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 휴대폰, DID분야에서 도입된 멀터터치기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TV화면을 직접 누르면서 진행되는 터치기반 교육수업은 어린이의 자발적 참여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수업 집중도를 높이는데 그만이다. 온라인 쇼핑을 할 때도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TV화면에서 손가락으로 상품사진을 끌어와서 자유롭게 확대, 축소, 회전할 수 있기에 훨씬 폼도 난다.
이같은 멀티터치 기능이 TV에 접목되면 IPTV의 최대 강점으로 평가돼온 교육, 전자상거래, 엔터테인먼트 등에서 확실하게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현재 IPTV의 멀티터치 도입에 최대 걸림돌은 장비가격 문제다. TV환경에서 멀티터치 기능을 구현하려면 전용 센서를 장착하고 전면부에 강화유리를 설치하는 등 보급형 HDTV가격이 두 배 가까이 치솟는다.
IPTV업계는 터치기반의 콘텐츠(교육, 상거래)업체들이 원가상승분을 분담하는 사업모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터치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공중파 교육방송이 VTR수요를 진작시킨 것처럼 IPTV도 뭔가 차별화된 교육, 상거래 도구로 자리잡기 위해서 돌파구가 필요하다”면서 “IPTV에 멀티터치가 결합되면 휴대폰에 못지 않은 새로운 터치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