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요즘 왜 이리 꼬일까"

(서울=연합뉴스) 유경수 기자=국내 최고의 IT서비스 업체를 자부하던 삼성SDS가 잇단 구설수에 속병을 앓고 있다.

작년과 올초 직원들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영업정지 위기, 500억원짜리 한국예탁결제원 프로젝트 수주실패를 경험한데 이어 최근에는 2002년 불공정 하도급 사건에 대한 검찰의 재수사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1년간 좋지 않은 일을 3차례나 지켜본 직원들 사이에서는 ’마(魔)가 낀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이에 따라 김인 사장은 이달초 “기본적인 것을 소홀해 낭패를 본 경우도 있고,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실수도, 막을 수 있는 시스템 장애도 있었다”며 조직 분위기 쇄신을 제안한 ’뉴(New) SDS’ 운동을 제안해 놓은 상태다. 그런 상황에서 서울 동부지검은 지난 23일 우리은행 계열사인 우리금융정보시스템 본사와 경기 수원의 서울보증보험 창고를 압수수색해 삼성SDS가 수주한 2002년 우리은행(구 한빛은행)의 전산화 사업 입찰.계약 서류와 하드디스크 자료 일부를 확보했다.

삼성SDS가 수주 당시 하도급 중소업체로부터 전산소프트웨어를 싼값에 납품받은 뒤 약속을 어기고 이를 우리은행에 팔아 50억-100억원의 피해를 줬다는 고소사건에 대한 검찰의 재수사 결정에 이은 후속조치다.

삼성SDS는 “이미 수사를 통해 밝혀진 내용”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수사결과에 따라 회사의 도덕성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를 수 있어 불안해하는 표정이다.

이보다 앞서 삼성SDS는 지난 1월 수개월동안 준비한 한국예탁원 차세대 프로젝트 입찰에서 담당직원이 공인인증서를 갱신하지 않아 조달청에 서류조차 제출하지 못하는 바람에 업계의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또 작년 5월에는 제도를 이해하지 못한 직원이 서울시에 정보통신공사업자 등록갱신을 하지 않아 3개월 영업정지 통보를 받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겪었다. 삼성SDS의 한 간부는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경영의 어려움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좋지 않은 일까지 겹쳐 난감하다”고 말했다.

과연 삼성SDS가 경제위기 상황에서 계속된 악재를 어떻게 극복하고 성장기반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y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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