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클럽] 송정희 서울시 정보화기획단장

 1000만 인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 서울특별시의 정보시스템은 웬만한 기업 몇 개를 합쳐 놓은 것보다 규모가 크고 복잡하다. 올해 IT 투자예산만도 1300억원이 넘는다. 정보화 투자와 관심이 어느 지방자치단체보다 높다. 서울시는 공공기관으로는 드물게 지난 2002년부터 민간전문가 출신 CIO를 영입해 현재 3대째를 맞고 있다. 또 국내 공공기관 중 엔터프라이즈아키텍처(EA)도 제일 먼저 도입했다. 서울시의 EA는 공공기관의 대표적인 벤치마킹 사례다. 이런 서울시가 IT 전략의 진화를 놓고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진화의 핵심은 기존 공급자 위주 정보시스템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서울시는 올해 ‘시민과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정보시스템 환경을 만든다’는 IT 목표를 세웠다. 이와 함께 서울시와 자치구, 산하단체를 아우르는 IT 체계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 중 하나다. 이로써 1000만 시민은 물론이고 서울을 찾는 외국인도 매력을 느끼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민간전문가로 영입돼 서울시의 IT 전략을 이끌고 있는 송정희 서울시 정보화기획단장을 만나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들어봤다. 송 단장은 지난 2006년 11월 서울시 정보화기획단장에 취임했다.

 ◆시민과 소통 가능한 정보시스템 구현

 “서울시의 올해 IT 전략은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입니다.”

 서울시의 기존 IT 인프라가 공무원 업무 향상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앞으로는 대민 서비스 수준 향상 최우선 과제로 하겠다는 것이 송 단장의 생각이다. 시민과 소통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사용자 시각에서 그들의 언어와 사고로 접근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 송 단장은 정보화기획단 내 ‘콘텐츠관리팀’을 신설했다. 콘텐츠관리팀은 그동안 250여개의 홈페이지, 지리정보시스템(GIS), 모바일을 거쳐 별도로 생성·운용되던 콘텐츠의 통합 관리를 담당하게 된다. 특히 올해는 GIS 포털에 개방형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을 구축, 시민이 보다 편리하게 지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추진할 방침이다.

 또 시민에게 신뢰성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IT 품질관리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IT 콘텐츠 품질관리 전략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이 외에도 △IT 콘텐츠 품질관리가이드 및 방법론 정립 △IT 콘텐츠 품질인증 및 등급 평가 시스템 구축 △IT 콘텐츠 저작권 관리방안 등을 구상, 연내에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자치구·산하단체 통합 IT전략 방안 수립

 송 단장은 “자치구나 산하단체 등과 통합·표준화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존에 서울시는 자치구나 산하단체의 IT 투자에는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자치구나 산하단체의 IT 전략에도 직접 개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개별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자치구와 산하단체의 정보시스템을 물리적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송 단장은 “현재 자치구, 산하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를 논의하고 있다”며 “향후 이 방안이 확정되면 자치구와 산하단체 정보시스템은 오는 2011년 가동 예정인 상암동 제2데이터센터에 입주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자치구별로 구축돼 있는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관리시스템 표준화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그동안은 CCTV 관리 시스템 표준 없이 각 자치구가 앞다퉈 이를 설치해 왔다. 이로 인해 최근 소방방재청에서 각 자치구의 CCTV를 연계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서울시는 상반기에 표준화 방안을 마련, 이후 구축되는 CCTV 관련 시스템에 모두 적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보안시스템도 자치구별로 구축돼 호환성은 물론이고 통합 관제도 이뤄지지 않았다. 따라서 보안시스템 구축에도 표준화 방안이 도입된다. 이로써 서울시는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원 등과 보안시스템 연계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하는 정보화 교부금도 적극 관리할 방침이다. 앞서 서울시는 △통합메일시스템 △통합120콜센터시스템 △도로점용 및 노점관리시스템 △종합재난관리시스템 △u서울안전통합시스템 △ 공공자전거 통합시스템을 전 자치구와 함께 구축했다.

 송 단장은 “서울시는 지난해 한국지역정보개발원에 가입, 서울시 외의 광역단체 등과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대부분이 서울시의 정보시스템 구축 노하우 등을 전달해주는 형태로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IT체계·정보시스템 운용 효율화 방안 마련

 서울시는 기존 IT 체계와 정보시스템의 효율적인 연계 방안도 추진한다. 송 단장은 무엇보다 거버넌스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중앙정보를 비롯해 공공기관이 정보화에 많은 투자를 진행했지만 그에 걸맞은 거버넌스는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송 단장은 지방자치단체들도 그 나름대로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보화가 제도나 법과 다소 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IT로 구현되는 것과 현실에서 많은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송 단장은 IT를 활용해 대민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의 인식이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IT부서만이 아닌, 현업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역량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IT가 왜 필요한지 원점에서 다시 고민하고 프로세스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효율적인 정보시스템 운영을 위해 서버통합과 가상화도 도입할 예정이다. 송 단장은 “기존에 서울시는 개별 실국에서 IT 프로젝트를 추진하다 보니 여러 개의 정보시스템이 산재돼 구축됐다”며 “이로 인해 통합 유지 관리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연내 서버통합과 가상화 등을 추진, 현재 사용 중인 제1데이터센터에 추가 공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정보시스템 운용 효율화도 꾀한다는 계획이다.

신혜권기자 hk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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