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살리기 법안 `우후죽순`

　 국내 경제의 큰 축을 이루는 자동차산업의 내수 진작을 도모하기 위한 법안들이 줄이어 발의되고 있다.

하지만 내용면에서 유사한 법안들이 의원입법으로 제출되면서 법안 간 내용이 상충되고 실제 발효시기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다.

20일 관계기관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내수진작을 통한 산업활성화를 목적으로 한 다수의 법률안이 국회에 발의되고 있다.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법안은 지난 14일 최경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이다. 이 법안은 지난 12일 정부가 1999년 12월 이전 등록된 차량을 소유한 사람이 해당 차를 폐차하거나 팔고 새 차를 살 경우 개별소비세, 취득·등록세를 각각 70% 감면해주겠다고 확정한 내용을 의원입법으로 발의한 것.

최경환 의원실 측은 22일 조세소위에서 법안을 심사하고 29일 본회의 상정이 예정돼 있다며 5월부터 실제 시행에 들어가는데 문제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또 다른 의원실 관계자는 “법안이 그렇게 빨리 처리되겠냐”며 “현재로서는 6월 회기 정도로 예상되는데 시기가 너무 촉박한 것 같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 법안은 지난 15일 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제출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과 개정대상 법과 취지가 유사해 입법과정에서 하나의 법안을 선택하는 ‘병합심사’ 대상이 된다. 송 의원의 개정안은 2009년까지 한시적으로 자동차 구매 시 1000만원까지 소득공제(하이브리드차 등 환경친화적자동차는 1500만원)해 주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동시에 송 의원은 2009년까지 한시적으로 경차에 대해 자동차세 면제혜택을 주는 ‘지방세법 일부개정안’도 발의했다.

송 의원은 “정부의 노후차량 교체 세제지원은 대형차를 구매할수록 혜택이 커지는 반면 이번 법률안은 서민과 중산층이 실질적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경차가 최대 수혜 차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은 지난 3월 5일 신차 구입 시 보조금을 지원하는 특별조치법을 내놓았다. 이 법안은 10년 이상된 대형차나 중형차를 소형차로 교체할 때 250만원, 낡은 경차를 폐차하고 경차를 새로 구입하면 100만원의 보조금을 주는 내용이다. 하이브리드 차량 같은 친환경 차량을 구매하면 50만원을 추가 지급하는 내용도 있다. 시행 시기는 법 통과 후 3개월 뒤다.

고 의원 측은 “정부안은 중고차 매매인 경우에도 세제 혜택을 줘 중고차 시세 하락으로 인한 정책효과 반감과 노후 차량 보유자의 상대적 피해가 우려된다”며 “발의된 법안 가운데 실질적으로 산업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법안이 선택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