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화 약세가 지속됨에 따라 올해로 계획됐던 태양전지 투자 계획이 잇달아 연기되거나 차질을 빚고 있다. 업체들이 사용하는 장비·부품·소재 대부분이 외산 제품인 탓에 지난해 대비 50% 이상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원화 약세가 계속될 경우 국내 태양전지 업체들의 양산 경쟁력도 그만큼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태양전지 후방산업 국산화에 대한 목소리도 한층 높아졌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9월까지 연 70메가와트(㎿)급 태양전지 양산설비를 갖추기로 했던 에이원테크(대표 윤계중)는 최근 양산 일정을 내년 이후로 연기했다. 환율 급등으로 지난해 투자를 고려할 때보다 장비 가격이 평균 50% 이상 높아졌기 때문이다. 에이원테크는 독일 결정형 태양전지 장비업체인 ‘센트로섬’·‘로스 앤드 라우’를 비롯, 주요 외산업체 설비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윤계중 사장은 “1차 투자금액으로 1060억원을 책정했으나 환율 상승으로 장비가격이 계속 오르는 바람에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며 “환율이 어느 정도 안정될 때까지 당분간 투자를 유보한다”고 말했다.
최근 태양전지 사업 진출을 타진했던 ‘L’건설사와 화학업체인 ‘H’사도 장기적 투자일정을 마련키로 했다. 지금 당장은 환율 문제로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침체된 시장 상황도 언제 회복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국산 장비 업체 관계자는 “장비의 경우 국산화가 많이 이뤄져 있지만 양산공급 경험이 적다는 이유로 국산 장비를 외면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또 환율로 인한 태양전지 제조용 부품·소재 가격상승도 태양전지업체들이 투자를 미루는 배경이 되고 있다. 태양전지 전극을 형성하는 실버페이스트의 경우 미국 듀폰이, EVA시트(봉지재)는 일본 미쓰이·브리지스톤·샌빅이 세계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최근 태양전지 모듈 가격은 하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원화 약세 탓에 부품·소재 가격은 오히려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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