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태양전지 장비 300억 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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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성이 이르면 이달 말 태양전지 본격투자를 위한 장비발주에 착수한다. 지난해 10월 조석래 회장이 태양전지 사업 진출을 공식화 한 지 꼭 6개월 만이다. 그동안 중소기업들이 이끌어 오던 국내 태양전지 산업에 대기업이 참여가 가속화됨으로써 국가간 양산경쟁에서도 한 층 유리한 고지를 점할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이르면 이달 말 결정형 태양전지 제조장비를 발주키로 하고, 외산 장비업체들과 세부 규격 및 가격을 조율중이다. 중장기적으로 연 240메가와트(㎿)까지 생산능력을 늘리기로 했으며 1차적으로 60㎿급 설비에 대해 라인을 건설할 예정이다. 아직 전체 사업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장비가격만 약 3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말이나 5월 초 장비를 발주하면 내년 2월께 입고된다. 계획대로 설비가 갖춰질 경우 양산은 내년 2분기 내지 3분기 사이가 될 전망이다.

 이번 1기 라인 장비 공급업체로는 독일 기업인 ‘센트로섬’과 ‘로스 앤 라우’가 유력시 되고 있다. 두 업체 모두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와 더불어 세계 3대 태양전지 장비업체로 꼽힌다. 국산 장비업체 대비 양산공급 경험이 풍부하다. 센트로섬은 최근 현대중공업의 2공장(250㎿) 장비협력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로스 앤 라우는 미리넷솔라 2공장(120㎿)에 장비를 공급할 예정이다. 효성이 태양전지 관련 양산경험이 없는 탓에 장비 공급 경험이 많고, 일괄수주계약(턴키) 형태로 장비를 들여올 수 있는 외산업체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효성의 참여로 국내 태양전지 산업에 대기업들의 참여가 본격화됐다. 그동안 미리넷솔라·신성홀딩스·KPE 등 중소기업에 대기업으로는 현대중공업 정도만이 양산경쟁을 벌여왔다. 올 하반기 STX솔라·한화석유화학이 생산을 시작하고, 내년 효성이 가세하면 국내 태양전지 양산능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모듈가격 하락으로 가격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점에서 대규모 투자능력을 가진 대기업들의 참여가 업계 안팎에서 요구돼 왔다.

 다만, 최근 경기침체에 신재생에너지 개발열기가 급속도로 냉각된 것은 효성이 넘어야 할 난관이다. 지난해 2∼3분기 정점에 올랐던 태양전지 가격은 4분기 들어 30% 이상 주저앉았다. 계속된 경기침체로 아직 가격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능력이 있는 효성이 태양전지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는 점에서 일단은 긍정적”이라며 “양산 시기가 내년인 만큼 태양전지 가격 회복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