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촌티 벗고 지역 한계 넘는다

 사진설명=위드솔루션 등 광주지역 기업들이 중소기업 브랜드 디자인 개발·지원사업에 참여해 새롭게 선보인 CI·BI.

 광주첨단과학산업단지 전자부품연구원에 입주한 위드솔루션(대표 김종배 www.withsolution.com)은 보안장비 등 유비쿼터스 솔루션 개발업체다. 지난해 1월 설립된 이 회사는 처음부터 기업 이미지(CI)로 고민해왔다.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을 중심으로 한 무선통신기술과 폐쇄회로(CCTV) 영상처리기술 등을 보유해 기술 및 제품 측면에서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했지만 회사의 가치를 돋보이게 하는 시각적인 홍보의 부족함을 느꼈다.

 문제 해결방안을 모색하던 이 업체는 지난해 광주시 북구청과 광주디자인센터가 추진한 ‘지역 중소기업 브랜드 디자인개발·지원사업’에 참여했다. 자체 제작해 사용 중이던 CI를 바꿨다. 새로운 CI에는 글로벌 기업이자 유비쿼터스 전문기업의 이미지를 담았다.

 김종배 사장(40)은 “새 CI에는 한국적이면서 세계 시장을 지향하는 글로벌 기업의 이미지가 컬러풀하고 심플하게 담겨 있어 매우 만족했다”면서 “제품 포장뿐만 아니라 회사 명함 등에도 자신있게 사용하고 있으며 반응 또한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지역 벤처기업들이 회사 및 제품의 이미지를 바꿔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디자인 개선에 적극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뛰어난 기술력으로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놓고도 초라한 제품 포장 및 디자인으로 자칫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기 쉬운 지역적 한계를 뛰어 넘기 위해서다.

 특히 자금력이 취약한 지역기업들은 디자인센터를 비롯해 대학이 시행하는 디자인 개발지원사업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이 사업은 디자인 개발비의 80%까지 지원받을 수 있어 업체에는 ‘가물의 단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각종 서식류와 사인물, 포장 등에 사용할 수 있는 로고와 서체, 엠블럼 등을 제작해 새롭게 선보이는 기업들이 잇따랐다.

 지난해 광주에서는 위드솔루션뿐만 아니라 LED조명업체 대방포스텍·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 스페이스파워·환경기술개발업체 S&P환경기술 등 10여개 업체가 CI및 BI를 바꿨다. 대방포스텍은 새로운 CI로 바뀐 뒤 전국으로 LED조명제품 시장을 확대하고 있으며 스페이스파워는 봉투·제품 포장 등 새로운 BI가 채택된 신제품 출시를 서둘렀다.

 전북도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가 지난달 실시한 디자인 개발지원사업에는 무려 90여개의 중소업체가 신청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센터는 이 중 12개 업체를 선정해 CI와 BI, 카탈로그 디자인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전남도는 수출상품 디자인 개발 지원사업에 참여할 중소기업을 오는 20일까지 받는다.

 부산디자인센터는 지난해 디자인 개발비 지원 및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지역 중소기업의 디자인을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한 결과, 다이안의 청소용품 등 패키지 디자인 등 10여 종의 디자인 개발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지원업체를 더욱 늘릴 예정이다.

 지난 2000년 10월 설립된 한국과학기술원(KAIST)디지털미디어 디자인혁신센터도 매년 10여개 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디자인전문회사와 연계해 디자인 개발을 지원한다. 특히 로봇디자인을 특화하고 있는 센터는 한울로보틱스에 지능형 청소기능을 갖춘 가정용 청소로봇 제품의 외관을 디자인해주는 등 기업체의 ‘디자인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충남테크노파크(원장 김학민)가 지식서비스산업 및 창업후보육 지원사업을 통해 9개 업체의 CI 및 BI를 새로 만들어 활용하도록 했다. 사업 수행은 지난해 지역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의 제품 디자인을 원스톱으로 지원하기 위해 만든 디자인 및 커뮤니케이션 토털 지원그룹 ‘크리에이티브 썸’(디자인 관련 9개업체가 참여)이 맡고 있다. BI를 새로 디자인한 업체는 웨스글로벌, 세라테크, 한삼기연 등이고 CI는 캐빛테크놀로지, 신한테크, 로봇기술, 마이크로티에스, 한국유리조형연구소 등이 회사 상징을 과감하고 세련되게 바꿔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박성열 광주디자인센터 개발지원팀 과장은 “그동안 영세한 지역 중소기업의 형편상 기존의 CI나 BI로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거나 판로를 확대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개선할 여력이 없었다”면서 “중소기업 브랜드 디자인 지원사업을 통해 새로운 CI와 BI를 활용해 마케팅 및 홍보, 국내외 판로 확대를 모색하려는 기업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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