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미 대통령이 2일 오전 G20 정상회의에서 한미 FTA 진전을 놓고 상호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따라 한미 FTA의 수정을 두고 양국이 벌여온 긴 논쟁은 조만간 터널을 빠져나올 듯싶다. 미국의 부정적인 태도가 전향적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쇠고기와 자동차로 대표됐던 한미 FTA는 한때 성공한 협상으로 통했으나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쉽게 비준의 타결점을 찾지 못했다. 미국에서 강한 불만을 제기하던 자동차 협상을 볼 때 어찌됐든 반기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일방적인 협상은 없다. 협상은 ‘주고받는 것’이다. 무엇을 주는지에 따라 받는 것도 달라진다. 불리하다고 생각하면 원성이 없을 수 없다. 농촌의 근간을 살리자는 데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지만, 그것 때문에 더 큰 손해를 본다면 고려해 볼 만한 일이다. 명분을 잡을 것인지 실리를 잡을 것인지다. 특히 미국 자동차 산업이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 놓인 것은 한국 쪽에는 기회나 다름 없다.
특히 자동차는 전후방산업의 파급효과가 큰 산업이다. ‘자동차의 80%는 전자’라는 말처럼, 한국이 선진 자동차 업체로 서게 되면 전자산업의 혜택도 크다. 특히 반도체 강국으로서의 면모에 다소 위축됐던 시스템반도체의 발전이 기대된다. ‘종합상품’인 자동차에 탑재되는 시스템반도체의 국산화율을 높여 완전한 반도체 강국으로 거듭나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셈이다.
미국은 자동차뿐만 아니라 IT의 최대 시장이다. 미국의 경기 침체는 세계 경기 침체다. 최근 미 백인 중산층의 소비가 줄어들자 전 세계가 고민에 빠졌다. 그만큼 큰 시장이다. 미국의 경기침체를 꼭 나쁜 것만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돈은 난세에 벌어야 한다’는 격언처럼 지금 IT시장을 장악할 절호의 기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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