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김씨 표류기(이해준 감독)’가 특이한 제목과 컨셉트로 개봉 한 달여 전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김씨 표류기는 국내 최초의 무인도 영화다. 물론 그간 무인도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 종종 있었지만 김씨 표류기처럼 노골적이진 않았다.
김씨 표류기는 김씨의 저력만으로 끌고 가는 독특한 영화다. 영화 속 김씨는 로빈슨 크루소다. 김씨는 자살을 꿈꿨다. 한강 다리에서 뛰어내렸지만 눈떠보니 아무도 없는 밤섬. 죽자고 덤빈 한강인데 이제 김씨는 한강에서 살자고 안간힘을 쓴다.
김씨(정진영)는 ‘캐스트 어웨이’의 톰 행크스처럼 그럭저럭 무인도에 적응해 간다. 하지만 풀만 뜯고 살 수는 없다. 물고기도 하루 이틀이지, 슬슬 질린다. 바로 그때, 기적처럼 철새 한 마리가 눈 앞에 떨어져 힘없이 죽어간다. 오랜만에 고기 맛을 보게 된 김씨는 잠시나마 행복하다. 그런데 언제까지 밤섬에 갇혀 있어야 하는 걸까.
그러나 또 다른 김씨가 있었으니, 자신의 완벽한 방에 틀어박혀 지내다 창밖으로 우연히 그 남자를 발견하게 된 또 다른 김씨(정려원). 정려원의 독특한 표류 생활이 시작되는 김씨 표류기는 5월 14일 관객을 찾아온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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