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디지털카메라 업체들이 한국시장 판매 물량을 확 줄였다. 원엔 환율 상승으로 한국 시장에서 수익성이 나빠지고, 역수출로 인해 일본 내수시장의 디카 가격통제마저 어려워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1일 홈쇼핑, 오픈마켓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니콘, 캐논 등 일본 디카 업체가 올해 한국 판매 물량을 30%부터 많게는 절반 수준까지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콤팩트 카메라보다 고가인 DSLR의 물량을 줄였다.
홈쇼핑업체에서 디지털기기를 담당하고 있는 한 MD는 “올해 들어 일본 업체들이 제품을 풀지 않으면서 판매 물량을 확보하기 힘들어졌다”면서 “지난해에는 보통 주 3회 정도 디지털카메라 판매 방송을 편성했지만 올해는 물량 확보가 어려워 주 1회도 버거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일본 업체들이 한국 수출 물량을 줄인 이유는 엔화강세로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들어 원엔 환율은 1400∼1600원대를 형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환율이 800원대를 유지했음을 감안하면 거의 두 배 오른 셈이다.
한 일본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와 똑같은 이윤을 남겨도 환율 때문에 자동으로 수익이 반토막난다”며 “일본 본사는 불황으로 소비심리까지 악화된 상황에서 굳이 한국시장 판촉을 강화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 수출한 제품이 일본으로 역수출되는 사태도 물량을 줄이게 된 주요 원인이다. 최근 들어 한국 물량이 역수출되는 사례가 늘자 일본업체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엔화강세의 영향으로 물류비용을 제외해도 상당한 이윤이 남기 때문에 일부 도매업체들은 배정받은 물량을 몰래 일본으로 역수출하고 있다. 최근 모 유통업체는 한국시장에 배정된 디지털카메라 7000대를 일본으로 역수출해 상당한 차익을 남겼다.
대부분의 일본 업체는 내수시장과 수출시장의 가격을 다르게 책정했다. 특히 한국시장은 오픈마켓 등 온라인 유통시장이 발달해 특별가격으로 내놓는 사례도 많다. 당장의 수익성을 추구하기보다는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려는 전략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에서의 역수출로 일본 내수시장에서 제품가격이 전반적으로 출렁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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