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FID태그로 가짜 양주를 가려내는 시스템 구축사업이 대폭 확대됨에 따라 1조원 규모의 프리미엄 양주시장에 변화가 예상된다.
국세청은 가짜 양주 근절을 위한 RFID시범사업을 지난해 1만5000병에서 올해는 150만병으로 크게 늘리는 방안을 지경부와 협의 중이다. RFID태그를 붙일 프리미엄 양주의 범위도 지난해 임페리얼(17·21년산)에서 올해는 국내 3대 양주회사 디아지오 코리아, 페르노리카 코리아, 롯데칠성음료의 간판제품인 윈저와 임페리얼(12∼21년산), 스카치블루(21년산)로 크게 넓어진다.
국세청이 사업규모를 무려 100배나 늘리는 배경에는 몇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RFID기술이 양주 불법유통을 차단하는데 큰 효과가 검증됐기 때문이다.
1차 시범사업 결과 보틀RFID가 붙은 양주 1만5000병은 제조사에서 중간도매상, 소매점까지 유통 전과정의 거래정보가 국세청에 실시간으로 입력됐다. 고급양주의 무자료 불법유통이 거의 원천적으로 봉쇄된 셈이다. 국세청은 시범사업 결과에 크게 만족하고 올해 4분기 서울 강남구 전체에 RFID양주를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흥업소가 가장 밀집한 강남구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면 RFID기반의 양주유통관리시스템은 서울시, 전국으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올해 유통될 150만병의 RFID양주는 국내 프리미엄 양주 소비량 3000만병의 5%이며 서울 강남구의 전체 유흥업소가 3개월간 소모하는 프리미엄 양주와 맞먹는 물량이어서 양주 유통시장에 파장이 만만치 않다. 올연말에는 술자리에서 휴대폰의 동글형 RFID리더로 양주의 진품여부를 확인하는 모습을 쉽게 확인할 전망이다.
한편 국세청의 후한 점수에도 불구하고 정작 소비자들은 RFID양주에 대해 아직 덤덤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선업소에서 양주를 제공할 때 RFID검증과정을 시연해도 고객 만족도는 큰 변화가 없다. 홍보가 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