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가는 `상생`의 길] (10)SK텔레콤과 협력사 소프트캠프의 성공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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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3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소프트캠프의 배환국 사장은 기업 데이터 보호 방안의 일환으로 문서보안(도큐먼트 시큐리티) 프로그램을 개발한 후, 답답한 기분이었다. 3년 전 기업 고객의 PC 복원 및 보호 솔루션 제공을 주사업으로 창업했지만 고객의 실제 요구는 기업 내부 정보 유출 방지가 대부분이었다. 곧바로 관련 제품을 개발했지만 이번에는 판매가 막막했다. 획기적인 제품으로 기업의 기밀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스스로 판단했지만 작은 벤처기업이 개발한 솔루션에 시장의 관심은 너무나 낮았다.

 내부 정보보호에 관심이 클 것으로 생각되는 정보기술(IT) 대기업 몇 곳에 제품 소개와 제품을 들고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 다니며 제품 소개를 진행했다. 하지만 결국 고객이 선택할 때까지 반응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때 연락이 온 곳이 SK텔레콤이었다.

 이후 6개월여에 걸쳐 문서 보안 솔루션을 SK텔레콤에 특화한 제품으로 재개발해 납품까지 진행했다. SK텔레콤이 소프트캠프의 테스트베드가 돼 준 것이다. 밤을 새워가며 SK텔레콤의 특성에 맞춰 문서 보안 솔루션을 재개발하면서 쌓인 노하우는 스프트캠프의 자산으로 고스란히 남았다. SK텔레콤 공급 이후 2003년 하나은행에 문서 보안 솔루션을 공급하게 됐고 이후 금융권 내부 정보 유출 방지를 위한 프로젝트에 문서 보안 솔루션을 독점적으로 제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SK텔레콤의 시스템 도입을 지켜 본 SK에너지 등 SK 관계사도 문서 보안 솔루션을 자사 보안 시스템에 적용, 정보 유출 방지 방안으로 운용하게 됐다.

 자신감이 생긴 배환국 사장은 2004년 문서 보안제품을 일본에 공개했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일본에서만 사용되는 각종 문서 프로그램이나 애플리케이션에 맞춰 프로그램을 현지화해야 했고 영업도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일본 시장 내의 기업도 정보 유출 방지 솔루션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던 소프트캠프의 예상은 적중했다. 일본 전자부품업체인 알프스전기에 솔루션을 납품했으며 미쓰이스미모토은행·이치요시증권 등 다양한 분야에 제품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2006년 일본 시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프트캠프의 문서 보안제품은 시장 내 2위 솔루션으로 자리 매김했고 점차 많은 고객사에 도입이 늘고 있다. 2006년에는 100만달러 수출의 탑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SK텔레콤을 사업의 첫 단추로 삼은 문서 보안 솔루션 비즈니스는 소프트캠프의 주력사업으로 성장했으며, 소프트캠프는 10여개의 SK그룹 관계사를 비롯한 일반기업과 금융기관 및 공공기관 등 총 300개가 넘는 국내 고객사를 확보했다.

 특히 고객사 중 해외법인과 연구소·현지공장 등을 가진 대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고 문서 보안 솔루션도 해외 현지화를 진행하는 기회를 잡아 글로벌 환경에 적합한 협력 업무가 원활하도록 지원할 수 있는 성과도 거뒀다. 소프트캠프는 2009년 현재 600억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문서 보안 솔루션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하는 1위 사업자로 우뚝 섰다.

 배환국 소프트캠프 사장은 “1999년 5∼6명의 직원이 ‘PC-Keeper’라는 컴퓨터 복원 및 보호 솔루션 개발업체로 시작한 회사가 지금 매출액 160억원, 직원 160명에 이르는 중견업체로 성장했다”며 “이는 신생업체의 첫 개발 제품을 기꺼이 선택해 준 SK텔레콤의 상생 협력 정신이 큰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말했다.

 160명의 직원 중 70%에 이르는 R&D 및 시스템 엔지니어(System Engineer) 등 기술 인력을 갖춘 소프트캠프는 문서 보안 및 가상영역 보안 기반의 정보 유출 방지 분야, 키보드 보안 기반의 개인정보보호 분야, 그 외의 패키지 사업 분야 세 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특히 소프트캠프는 갈수록 내부 정보 유출이 민감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설계 도면, 소스코드, 지리정보시스템(GIS) 등 파일 형식에 제약을 받지 않는 다양한 정보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는 가상영역 보안 부문을 강화해 나가며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가상영역 보안 기술을 접목한 파일 서버, 웹 디스크 등의 스토리지 내 데이터 보안 방안 제품을 출시, 점차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일본·중국 등 아태지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시장도 적극적으로 발굴해 현재 문서 보안 매출 중 15% 수준인 수출 비중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소프트캠프는 ‘글로벌 스탠더드’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국내 표준을 넘어 국제 표준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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