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수출 냉장고·에어컨 관세 즉시 철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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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르면 2015년 한국산 컬러TV에 대한 유럽연합(EU)의 관세가 완전 철폐될 전망이다. 복사기·냉장고·에어컨 등은 즉시 관세가 철폐돼 중국 등과의 수출 경쟁에서 우위 효과가 기대된다.

 한국과 EU 간 자유무역협정(FTA) 한국 측 이혜민 수석대표와 EU 측 이그나시오 가르시아 베르세로 수석대표는 24일 제8차 협상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거의 모든 쟁점에서 협상단 차원의 잠정적인 합의를 도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달 2일 런던에서 통상장관회담을 열어 FTA의 최종 타결을 시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 측은 관세 환급·원산지·농산물 등 일부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문제를 통상장관회담에서 논의해 협상의 최종 타결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협상 타결이 선언되면 양 측은 5월께 가서명, 연내 본서명 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년 1분기 내 협정을 발효시킨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8차 협상에서 공산품 관세와 관련해 협정 발효 후 5년 내 관세를 완전 철폐하되 40여개 민감 품목에서 7년 내 관세 철폐라는 예외를 얻어냈다. 컬러TV와 냉장고는 즉시, 펌프와 무선통신기기 부품은 3년 이내, 베어링·기초화장품 등은 5년 내 관세 철폐 품목으로 정했다.

 또 관세율이 16%에 이르는 기타 기계류와 순모직물 등 40여개 품목에 예외적으로 협정 발효 후 7년 내 관세를 철폐하기로 EU 측과 합의했다. 반면에 EU는 한국산 무선통신기기 부품과 복사기·냉장고·VCR에 대해 협정 발효 즉시 관세를 없애고 3년 내 1500㏄ 초과 승용차와 전자레인지, 5년 내 컬러TV와 TV카메라 및 수상기의 관세를 철폐한다.

 그러나 양 측은 관세 환급, 일부 원산지 관련 쟁점, 농산물 등 정치적 성격의 이슈에는 이번 8차 협상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관세 환급이란 중국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로부터 원자재나 부품을 수입해 완성품을 수출하는 비율이 높은 한국이 수출 목적의 원자재나 부품 수입에 관세를 환급해 주는 제도를 말한다.

 양 측은 다음달 2일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런던에서 통상장관회담을 열고 협상을 최종 마무리하기로 했다. 최근 보호무역주의 파고가 높아진 가운데 우리나라와 EU가 G20 정상이 모이는 런던에서 협상 타결을 선언함으로써 자유무역주의 기조를 유지하자는 정치적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