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아웃소싱, 진단 없이는 혁신도 없다

 IT 아웃소싱, 진단 없이는 혁신도 없다-원승영 컴퍼스매니지먼트컨설팅 한국대표

 경제위기의 장기화 우려 속에 많은 기업이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상당수의 기업이 지출을 줄이기 위해 비용 구조를 재조정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비용절감의 수단으로서 그 효과를 극대화하면서도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중의 하나가 아웃소싱임을 인식하고 있다.

 특히, 기업 내에서 아직까지 비용절감의 대상일 수밖에 없는 IT 부문은 이미 많은 기업이 공급사들을 통한 아웃소싱을 실행하고 있으며, 10년 만에 또다시 찾아온 불황기를 맞아 CEO와 CIO들은 △늘어만 가는 IT아웃소싱 비용이 얼마나 비즈니스에 기여하는지 △적정한 대가를 지급하고 있는 것인지 △적절한 품질의 서비스를 받고 있는 것인지 △IT운영인력 수가 적정한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 IT아웃소싱은 다른 분야의 아웃소싱에 비해 상당히 활성화돼 있고 그 성장 속도도 빠르게 진행돼 왔다.

 공급사들은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유연한 대가체계를 제시함으로써 산업의 특성상 더 많고 복잡한 서비스를 요구하는 고객들에게는 높은 서비스 수준과 함께 그에 합당한 대가를 받으며, 기본적인 운영만을 요구하는 고객에게는 적절한 서비스 수준과 함께 경쟁력 있는 대가를 제시하는 서비스 수준의 연동을 시행하고 있다.

 또 고객이 이해하기 쉽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 기준을 가진 서비스 수준관리(SLA) 지표들을 사용해 서비스 수준을 고객이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계속적인 노력을 보이고 있다. 해외 선도 공급사들은 고객 측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는 IT관점의 SLA지표를 고객 관점의 SLA지표로 변형해 자칫 형식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SLA지표를 고객의 비즈니스 활동과 직접 연계해 의미 있고 관리가 쉽도록 지표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근래에는 고객들의 ITO에 대한 이해수준이 높아지고 잦은 분쟁 발생으로 인한 시행착오(trial & error) 과정을 거치며 공급사들은 계약서에 입각한 ITO 관리가 성공적인 ITO 운영의 필수 요소임을 인식하고 있다. 계약서 양이 점점 방대해지고 있으며 ITO 운영 시 분쟁을 피하기 위해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상세히 나열하고 있다.

 또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부분에서의 분쟁 발생 시 해결 및 처리 방법도 자세히 기술해 진정한 계약서에 입각한 ITO 운영을 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꾸준한 혁신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은 ITO 공급사들의 대가산정의 투명성에 대한 불신과 공급사 편의에 의한 서비스로 인해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받고 있지 못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매년 비용 상승 대비 서비스의 향상이 이뤄지는지, 약속된 서비스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IT아웃소싱은 소싱의 전략수립에서부터 아웃소싱 실행, 관리, 가치 평가에 이르는 라이프사이클의 반복이다. 이 중 한 단계만 소홀히 해도 문제점과 비효율이 일어날 수 있다. 국내에서는 계속적인 운영과 관리의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성공적인 IT아웃소싱의 필수조건인 평가 과정이 부재하기 때문에 고객의 불신과 불만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ITO는 특성상 장기계약이 많은데,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환경에서 고객사가 치러야 하는 대가나 제공받는 서비스 수준이 계약기간 중간에도 시장의 상황에 비해 적절한 것인지를 평가할 수 있는 장치가 없으므로 고객과 공급사 모두가 리스크를 가져간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는 매년 대가를 재산정하고 서비스 수준 재정비를 원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 같은 불합리함과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계약 중간에 대가와 서비스 품질이 시장의 현 상황에 비해 어떠한 수준인지를 평가할 수 있는 장치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것이 ITO 벤치마킹이다.

 ITO 벤치마킹은 제3자가 객관적으로 공급사가 제공하고 있는 현 서비스에 대해 서비스 수준과 가격의 정당성을 진단하는 것이다. 글로벌 IT 아웃소싱 계약서에는 ITO 벤치마킹 조항이 선택조항이 아닌 필수조항이며, 1∼2년을 주기로 ITO 서비스를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서 서비스 레벨과 가격 등을 재협상을 할 수 있도록 한다.

 ITO 벤치마킹은 고객이 제공받고 있는 서비스를 동일한 IT상황과 환경하에서 가장 효율적인 기업의 IT 운영 수준을 비교 분석해 현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다. 현재의 IT 운영 현황을 가장 효율적으로 하고 있는 회사와 하위 단계에서부터 가격, 생산성, 인력 등을 비교·검토함으로써 비효율성의 원인을 파악하고 개선안을 도출할 수 있다.

 ITO 벤치마킹은 고객 측면에서는 공급사 평가를 통해 일정 수준의 서비스 및 생산성, 가격수준을 유지하며, 서비스 수준·가격 적정성 평가로 효과적 투자에 대한 판단 및 공급사를 변경하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또 공급자 측면에서는 단기적으로는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서비스 대가·수준을 변경하는 리스크가 있을 수 있지만, 이미 적정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거나, 평가에 의한 고객의 요구사항을 수용한다면 궁극적으로는 재계약과 장기계약으로 유도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IT아웃소싱을 비용절감의 수단으로만 인식하고 단순하게 접근하게 되면 기존의 관행을 그대로 답습하게 돼 더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IT아웃소싱을 비즈니스 성공의 기반으로 가져가기 위해 객관적인 시각에서 현재의 서비스 수준과, 비용, 생산성 진단을 통한 계속적인 혁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sy.won@compassm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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