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검색어로 보는 세계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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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중국·일본의 검색 순위에는 스캔들을 불러온 여성 부자들과 연예인에 대한 관심이 크게 반영됐다. 영국에서는 매년 최고 권위를 자랑하며 열리는 경마대회가 시선을 모았고 독일에서는 총기난사 사건, 러시아에서는 친구찾기 사이트 등이 검색창을 달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검색엔진인 구글 검색(자이트가이스트, Zeitgeist)으로 미국·일본·중국·프랑스·독일·러시아 6개국 네티즌이 즐겨 찾아본 검색어를 통해 지난 한주간의 지구촌 이슈를 되돌아봤다.

 ◇중국=부자에 대한 관심은 중국 네티즌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포브스가 선정한 중국 부호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아시아 최고의 여성갑부 양후이옌(26)이 이번주 검색어 순위에서 수위를 차지했다. 부동산개발업체 컨트리가든홀딩스의 대주주인 그녀는 부친이 설립한 회사가 올해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되면서 막대한 재산을 소유하게 됐다.

 3위 역시 여성이 차지했다. 상하이 연극대학 TV제작학과 출신으로 1995년 데뷔 이후 10여년간 활동 중인 아나운서 둥칭은 최고 TV 종합 프로그램 아나운서상, 최고 TV 여자 아나운서상 등을 수상하며 CCTV의 인기 아나운서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목에 난 홍색반점 사진이 인터넷에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던 그녀는 올해 다른 인기 아나운서 9명과 ‘연애선언’으로 또다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본=일본 네티즌은 여자 배우이자 가수인 오키나 메구미(29)를 검색 랭킹(2위)에 올려놨다. 회사원과 교제 중인 그녀는 현재 임신 4개월째며 곧 결혼할 예정이라고 자신의 블로그에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혼인신고서는 이미 제출했으며 동거를 준비할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2004년 ‘사이버에이전트’라는 IT기업 사장과 결혼했다가 이듬해에 이혼했다.

 지난 18일 우리나라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경기에서 패배한 뒤 충격에 휩싸인 일본에서는 ‘고교 야구’가 순위(4위)에 올랐다. 이달 말부터 4월 초까지 열리는 일본 전국 춘계 고교 야구대회와 관련해 연일 언론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 대회는 올해로 81회째를 맞는다.

 ◇미국=미국에서는 ‘애틀랜틱 코스트 콘퍼런스(ACC) 토너먼트’가 가장 많은 관심을 모았다. 지난 1953년부터 시작된 ACC 토너먼트는 미 동부 대서양과 가까운 지역의 12개 대학(보스턴대·듀크대·버지니아대 등)이 모여 농구·골프·야구·미식축구·수영 등의 다양한 스포츠 경기를 겨루는 행사다. 강팀이 많은 농구와 미식축구 경기가 가장 인기가 높고 대학 간 응원열기가 뜨겁다.

 뒤이어 BMW 그룹의 상속녀로 독일 최고이자 세계 68위의 부호인 ‘수잔느 클라텐’이 이름을 올렸다. 유부녀인 그녀는 2006년부터 헬스클럽에서 만난 헬크 스가르비라는 남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스가르비는 교통사고로 어린아이를 다치게 했다는 거짓말로 그녀로부터 700만유로를 뜯어냈고 자신들의 사생활을 담은 비디오를 공개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클라텐이 경찰에 신고해 최근 독일 뮌헨 법정에서 6년 징역형이 선고됐다.

 ◇영국=영국에서는 매년 3월 열리는 경마 대회인 ‘첼튼엄 페스티벌’이 1위에 올랐다.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이 대회에는 영국·아일랜드에서 양육된 말들만 출전할 수 있고 이 기간 중 많은 사람이 내기에 돈을 건다. 응원의 함성소리가 시끄럽기로 유명한 이 행사는 지난 14일에 막을 내렸고 우승컵은 샘 토머스와 그의 경주마 덴맨이 거머쥐었다.

 2위에는 최근 영화 ‘브론슨’의 개봉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찰스 브론슨’이 차지했다. 영국의 악명 높은 범죄자로 지금도 수감 중인 브론슨은 최근 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개봉되면서 관심을 끌었다. 브론슨 역은 톰 하디가 맡아 연기했다. 브론슨은 1975년 강도를 시작으로 수많은 폭력과 범죄행위를 저질렀고 1999년 미술교사 납치사건으로 종신형을 받았다. A급 죄수로 분류돼 30년째 독방생활 중이다.

 ◇독일=독일에서는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네티즌의 시선이 집중됐다. 지난 11일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 빈넨덴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해 ‘빈넨덴 광적살인’이 검색순위 최상위를 차지했다. 범인 팀 크레취머(17)는 자신이 다니던 알베르트빌레 학교에서 학생과 교사 15명을 잔혹하게 사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상자는 주로 여학생과 여교사였고 학교의 신속한 대처로 많은 학생이 피신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적인 휴대폰 업체 노키아가 순위에 올랐다. 지난 17일 핀란드의 노키아는 1700명을 추가로 감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비용절약 방안을 내놨다. 생산설비 폐쇄는 물론이고 디바이스·마켓 부문, 협업개발 오피스, 지원부서 등에서 비용절감이 모색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한때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모았던 동창 찾기 서비스가 최근 러시아에서 인기몰이에 나섰다. 동문이나 옛 친구를 검색해 찾을 수 있는 사이트 ‘www.odnoklassniki.ru’가 1위에 올랐다. 이 사이트를 통해 지역별로 자신이 졸업한 학교를 찾아 원하는 친구와 관련된 정보를 입력하고 사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러시아의 구글·네이버라 할 수 있는 ‘얀덱스(Yandex)’도 4위에 올랐다. 지난 1997년에 개설된 러시아 최대 인기 검색포털 사이트로 ‘Yet Another iNDEXer’의 앞글자를 조합해 만들어졌다. 2007년 친목 도모 사이트인 ‘Moikrug.ru’를 인수하기도 했다. 서비스 업체는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한 2008 혁신기업(39개)에도 포함됐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