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로 생산지를 내세우는 마케팅이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다. 세계 경제 불안, 품질 유지 등을 이유로 일본 기업이 국내로 회귀하면서 생산지 자체를 브랜드로 어필하려는 제품이 많아진 것이다. 자국산에 대한 애착이 강한 일본 소비자에 맞춘 마케팅 전략이기도 하다.
◇‘메이드 인 재팬’ 마케팅, 가메야마 작전=니케이트렌디는 생산지를 강조하는 마케팅 전략을 ‘가메야마 작전’이라 이름 붙였다. 샤프는 LCD TV에 ‘세계의 가메야마’라는 카피로 생산지를 적극적으로 밝히는 마케팅을 시작했다. 샤프는 가메야마시를 대표하는 간판 기업으로 꼽힌다. 값은 다소 비싸도 질 좋은 국산 제품을 팔겠다는 샤프의 전략은 적중했다. 샤프는 이 밖에도 LCD TV 공장을 둔 미에현을 광고 간판을 통해 집중 노출하는 등 생산지를 적극 어필하고 있다.
미쓰비시전기도 마케팅 수단으로 생산지를 밝히기로 했다. 미쓰비시는 2008년 봄부터 교토 공장에서 제조하는 대형 TV나 블루레이디스크 리코더의 판촉 전략으로 ‘교토 FULL HD 1080’ 등 생산지가 적혀 있는 라벨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미쓰비시의 프로모션 영상에는 쿄토의 풍경이나 공예품·요리 등을 이용해 교토의 세련된 아름다움이나 정밀한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PC·의류, 타업종에도 번져=후지쯔는 메이드 인 재팬을 강조해 노트북 판촉에 나섰다. 대만산 저가 PC의 공세가 거센 일본 PC시장에서 후지쯔가 ‘생산지’ 카드를 꺼낸 것. 후지쯔는 가와사키 공장에서 노트북PC를 기획·개발하고, 시마네현(시네마후지쯔)에서 제조한다. 시네마후지쯔는 노트북PC마다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메이드 인 재팬’이라는 라벨을 붙이고 있다.
후지쯔는 “PC는 4개월마다 바뀌는 ‘신선식품’에 가깝다며, 최신 모델을 적기에 제공하기 위해서는 일본에서 일괄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본산을 내세우는 것이 마케팅을 넘은 의미가 있다고 설파한다.
야마하는 시즈오카의 가케가와 공장에서 생산된 피아노에 가메야마 작전을 채택했다. 가케가와 공장은 최고의 기술을 사용해, 기획에서부터 제조까지 실시하는 ‘마더 공장’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야마하는 2010년까지 각지에 흩어진 피아노 공장을 가케가와 공장으로 통합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마케팅 전략이 해당 업체의 기술 수준을 어필할 수 있다고 평한다. 제조 현장의 사기가 높아지는 효과도 있다.
◇우리 부품 소재 기업 기회로 삼아야=현재의 추세대로라면 메이드 인 재팬을 강조하는 마케팅 전략은 점점 늘어날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식품 업계가 가장 빨랐다. 일본인은 원래 자국산에 대한 집착이 상당히 강하다. 지난해 중국산 식품의 위생 문제가 떠오르면서 일본산만을 고집하는 소비자가 더욱 늘었다.
일본 기업은 일본인의 이러한 소비성향을 십분 활용해 제품 브랜드로 생산공장 이름을 활용하고 있다. 소비자가 상품에 안심할 수 있고, 기업 측에서는 판매량 증가·제조 현장의 사기 고양 등의 효과로 이어지는 새 마케팅 전략을 더욱 활용할 전망이다.
우리 기업에는 위기이자 기회가 될 것이다. 자국 생산지를 강조하는 마케팅이 늘수록 우리 기업이 일본 시장에 진출하기는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특히 완성품으로 일본 시장을 뚫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하지만 메이드 인 재팬 마케팅은 일본의 제조업체들이 생산 거점을 자국으로 옮기면서 붐을 일으켰다는 점을 기억해두자. 일본 국내생산이 늘어난다면 가까운 우리나라의 부품 소재 업체들이 일본시장에 진출할 여지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코트라(KOTRA) 후쿠오카 코리아비즈니스센터
우상민 과장 idolmin@kotra.or.kr
많이 본 뉴스
-
1
테슬라, 중국산 '뉴 모델 Y' 2분기 韓 출시…1200만원 가격 인상
-
2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3
'과기정통AI부' 설립, 부총리급 부처 격상 추진된다
-
4
두산에너빌리티, 사우디서 또 잭팟... 3월에만 3조원 수주
-
5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6
모바일 주민등록증 전국 발급 개시…디지털 신분증 시대 도약
-
7
구형 갤럭시도 삼성 '개인비서' 쓴다…내달부터 원UI 7 정식 배포
-
8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보조배터리 내부 절연파괴 원인
-
9
공공·민간 가리지 않고 사이버공격 기승…'디도스'·'크리덴셜 스터핑' 주의
-
10
상법 개정안, 野 주도로 본회의 통과…與 “거부권 행사 건의”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