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in 게임人]권준철 엠게임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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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한구석에 놓여 있던 바둑판은 어린 시절 훌륭한 장난감 중 하나였다. 흰 돌과 검은 돌로 패를 갈라 이른바 ‘알까기’를 하기에 딱 알맞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알까기를 하고 놀던 어린아이들은 오목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바둑은 규칙이 너무 어렵다 보니 쉽게 접할 수 있는 게 오목이다. 다섯 개의 같은 색 돌을 나란히 놓으면 이기는, 어찌 보면 아주 단순한 게임이기 때문이다.

 오목은 온라인 게임 포털이면 기본으로 갖춰진 보드게임 장르로 자리 잡고 있다.

 별로 특이할 것도 없는 오목을 ‘두뇌전략게임’으로 만들겠다는 사람이 있다. 바로 권준철 엠게임 보드게임 개발실 기획팀장이다.

 권 팀장은 2002년 김종수 전 회장과 함께 한국오목협회(omok.or.kr)를 설립한 주인공이다. 그는 여전히 한국오목협회 사무국장으로 바둑처럼 기사 제도를 도입하고 오목 관련 국제대회를 개최하며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지금까지의 오목은 일종의 시간 보내기용 게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엠게임이 개발한 신오목은 국제 규칙을 적용한 첫 오목게임입니다.”

 오목에 무슨 국제 규칙이냐고 하겠지만 권 팀장은 ‘오프닝 렌주’라는 규칙을 추가해 오목 마니아를 공략했다.

 “오목에서는 흑을 잡는 선수가 많이 유리합니다. 오프닝 렌주는 흑에게 제한을 가해 백도 동등한 위치에서 시작할 수 있게 하는 규칙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취미로 오목을 뒀던 권 팀장은 학교를 넘어 전국으로 새로운 오목 대결자를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전국에 있는 재야의 오목 고수들과 게임을 하면서 더욱더 매력에 빠져들었다.

 대학에선 화학을 전공했지만 그는 전산학에 관심이 많았다. 1999년 오목과 연계한 사업을 구상하던 그는 게임사이트를 열고 창업을 했다. 오목이 인생의 진로까지 바꾼 것이다. 하지만 사업은 실패했고 데이콤멀티미디어인터넷에 입사해 게임 쪽 일을 하게 됐다. 권 팀장은 엠게임 입사 전 아르바이트로 바둑강사를 했다.

 “바둑 수업을 마친 후 잠깐씩 오목을 가르쳤습니다. 바둑수업 때 그렇게 시끄럽고 무질서했던 아이들이 오목을 가르치자 더욱 집중했습니다.”

 그는 오목도 바둑 못지않게 집중력과 수리력, 암기력, 판단력 향상에 좋은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권 팀장은 이런 오목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오목 입문서’ 출판도 준비 중이다. 아무도 시키지 않은 일이지만 그는 그저 오목을 대중화하는 게 자신의 임무라 생각한단다.

 그는 “게임 포털에서 온라인 게임을 처음 접하는 사용자의 상당수는 게임 조작법에 익숙지 않아 보드 게임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엠게임 신오목을 통해 보드게임도 게임 포털에서 주요 게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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