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쇼핑업계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특수에 홈런을 쳤다.
예선경기가 벌어졌던 지난 주말 동안 TV를 시청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홈쇼핑의 시청률과 매출이 상승하는 반사이익을 누렸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홈쇼핑 매출은 TV 앞에 얼마나 많은 시청자가 앉아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올림픽, 월드컵, WBC 등 스포츠 빅 이벤트가 열릴 때는 전체 TV시청 인구가 늘어나고, 채널 이동으로 홈쇼핑 시청자도 동반 상승한다. 특히 다른 스포츠 경기와 달리 야구는 매회 중간에 공격, 수비 전환 타임이 있어 채널을 돌리는 시청자들이 많은 편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 CJ, 현대, 롯데 등 TV홈쇼핑업체들은 예선경기가 벌어졌던 주말에 관련 매출이 지난주에 비해 평균 30∼40% 정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전·후에 전략 상품을 편성하는 등 홈쇼핑업체들의 전략도 빛났다. 홈쇼핑업계는 정교한 시청자 분석을 통해 WBC 경기가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대에 성별 선호도가 높은 상품들을 편성했다. 경기 종료 후 채널을 돌리는 남성과 채널권을 넘겨받은 여성의 마음을 잡기 위한 것이다.
GS홈쇼핑은 이날 방송 중 20∼30대 남성 신규 고객은 평균 대비 50% 이상 증가하는 효과를 거뒀다. CJ홈쇼핑은 WBC 경기시간대에 남·녀 파워워킹슈즈와 트레이닝 복 패키지 등을 배치했고, 현대홈쇼핑은 여성을 타깃으로 주방용품 등을 편성했다. 롯데홈쇼핑은 온가족이 TV 앞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홈 인테리어 제품 등을 집중 편성해 효과를 거뒀다.
김낙경 GS홈쇼핑 편성전략팀장은 “홈쇼핑사들이 정교한 시청자 분석을 통해 WBC 열기를 홈쇼핑 매출 증대로 이어가려는 전략들이 돋보인다”며 “업계 관계자들은 각 회사들의 전략적 편성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지켜보는 것도 WBC 관전 포인트의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