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론 자동차종합보험 가입자도 중상해를 입히면 무조건 형사처벌을 받게 됐다. 불안해진 운전자들이 사고시 책임소재를 따지는 차량용 블랙박스를 자위차원에서 장착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26일 헌법재판소는 뺑소니, 중앙선침범, 음주운전 등 10대 과실이 아니면 형사처벌을 면제받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차량용 블랙박스 업계가 예기치 못한 반사이익을 누리게 됐다. 사고를 낸 운전자 입장에서는 피해자와 합의할 때 자신이 주의운전을 했음을 입증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유비원(대표 심필하)은 최근 롯데홈쇼핑에서 차량용 영상 블랙박스를 시판한 결과 당초 예상보다 세 배나 많은 900여대를 팔았다. 회사측은 때맞춰 터져나온 교통사고특례법 위헌판결에 운전자들이 불안감을 느껴서 블랙박스를 구입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심필하 유비원 사장은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블랙박스 2만대를 팔았지만 올해는 택시업계를 제외한 개인 운전자에게 5만대, 100억원어치 매출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PLK(대표 박광일)도 지난주부터 개인차원의 차량용 블랙박스 구매문의가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PLK는 올해 상용차 블랙박스 시장에 주력할 예정이었지만 때아닌 호재를 만나자 자가 운전자층에 대한 판매목표를 4만대로 높여 잡았다.
이진연 PLK 이사는 “경기침체 속에 고의로 접촉사고를 일으키고 큰 액수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자해공갈사건이 부쩍 늘고 있다”면서 “사고를 경험해본 운전자들의 자위차원에서 블랙박스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HK이카(대표 김영환)는 개인운전자 시장을 겨냥해 사고영상과 주행기록까지 동시에 지원하는 고급형 차량용 블랙박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측은 현재 판매되는 보급형 블랙박스의 영상기록만으로 과실여부를 정확히 가리기 힘들어 KS표준에 따른 주행기록까지 포함하는 신제품을 하반기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때맞춰 자동차 보험업계도 블랙박스 장착차량에 보험료 할인을 시작해서 차량용 블랙박스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더케이손해보험은 이달 1일부터 차량용 블랙박스를 장착한 차량에 보험료 3% 할인혜택을 주는 자동차보험상품의 시판에 들어갔다. 회사측은 차량용 블랙박스가 보편화되면 사고 예방과 안전운전 문화 정착, 사고처리비용 절감 등이 가능할 것이라 밝혔다. 여타 자동차 보험사도 3분기부터 유사한 블랙박스 할인혜택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연말까지 개인 운전자층의 블랙박스 보급댓수는 최소 1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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