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실업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서는 등 구직 시장은 외환 위기 8년 만에 최악의 시기를 맞았다. 주요 대기업의 채용 규모가 전년 대비 16%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신의 직장’으로 여겨졌던 공기업 신입사원 채용도 만만치 않은 상황. 고용 시장 악화에 대비해 구직자는 다시금 취업 전략을 세워야 할 필요가 있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www.jobkorea.co.kr)가 ‘2009년 취업 시장 트렌드 10선’을 분석했다.
◇일자리 나누기(잡 셰어링) 확산=올 취업 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임금을 동결하거나 줄여 일자리를 나누는 ‘잡 셰어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도 일자리 나누기에 참여하는 기업에는 정책자금 금리를 우대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는 등 일자리 나누기 운동 확산을 지원하고 있다.
◇신입사원 공채 대신 인턴 뽑는다=통상적으로 공채로 뽑던 신입사원 선발 방식이 인턴 채용으로 바뀔 전망이다. 검증된 신입사원을 뽑으려는 기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도 올해 ‘청년 인턴 10만명 시대’를 내걸고, 청년 인턴 지원금을 늘리는 등 공기업과 민간기업이 청년 인턴을 채용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불황기 달라진 인재상 ‘잡초형 인재’=불황기에는 위기 대처 능력과 위기 관리 능력을 갖춘 인재가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투지와 끈기로 극복할 수 있는 능력도 채용의 전제조건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는 영어 말하기 시대=지난해에 이어 올 취업 시장에서도 기업의 영어회화 능력 테스트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그룹은 지난 상반기부터 기존 필기시험(TOEIC·TEPS·TOEFL)뿐 아니라 영어 말하기 등급을 응시 자격에 추가했으며, CJ그룹도 4차 면접 후 오픽으로 영어회화 능력을 테스트한다. STX그룹은 조별로 30분 동안 영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같은 회사 다른 면접=희망 직무에 어느 정도 적합한 인재인지를 평가하는 데 무게를 두고 직군별로 면접 방식을 다르게 적용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직무 분야와 상관없이 전체 지원자가 같은 프로세스로 면접을 봤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영업부문은 집단토론과 프레젠테이션 면접을 보는 식이다. 각 지원 직무 분야에 맞는 면접 준비가 필요하다.
◇불황에도 끄떡없는 영업직이 대세=경기가 불황일수록 기업은 회사의 수익과 직결되는 영업직 인력을 적극적으로 채용하는 경향이 있다. 관리직 사원이 1차로 감원되는 것과 달리 실적이 좋은 영업직원은 감원의 무풍지대기 때문. 영업직은 전공 제약을 크게 받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지원 기회도 훨씬 넓은 편이다.
◇취업난 속 늙어가는 신입사원=최근 경기 불황으로 취업이 어려워지자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모두 이수하고도 대학을 계속 다니는 ‘신 NG(No Graduation)족’이 크게 늘고 있다. 실제로 잡코리아가 국내 기업 688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감점 요인이 된다’(34.4%)거나 ‘채용이 다소 꺼려진다’(43.2%)는 기업이 많았다.
◇눈높이 낮추는 구직자 증가=대기업의 채용 일정이 아직까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공채 규모도 예년에 비해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면서 오히려 상대적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알짜 중소기업을 선택하는 구직자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불황기 기업 그림자 채용 증가=올해 구직자가 챙겨야 할 채용 패턴 가운데 하나가 기업의 그림자 채용이다. 그림자 채용은 대규모 공채 대신 직무별 필요 인력을 ‘단타형’으로 채용하거나 사내 추천, 학교 추천, 헤드헌팅 등을 이용해 꼭 필요한 인원만 뽑는 비공식 채용 방식을 말한다.
◇정규직 못지않은 아르바이트 입사 경쟁=취업 기간이 길어지면서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가 늘고 있다. 실제로 잡코리아가 현재 취업 활동을 하고 있는 전국의 미취업자 1300명을 대상으로 올 상반기 취업 계획을 조사한 결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틈틈이 취업 준비를 하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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