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車, 전성기 끝났나?

 경기침체에 엔고현상까지 겹치면서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일본 수입차 업체가 판매량이 급감하며 위기를 맞았다. 이와 대조적으로 유럽브랜드는 판매량이 늘면서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내놓은 2월 판매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시장에서 최대 판매기록을 세웠던 혼다는 지난 1월 판매량이 666대로 떨어진데 이어 2월에는 228대로 급감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량이 무려 72%%가 줄면서 혼다 돌풍은 사실상 끝났다.

 인피니티와 렉서스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33%와 35%나 판매량이 줄었다.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35%를 차지했던 일본 브랜드 비중은 올해 23%대로 낮아졌다.

 일본 브랜드가 고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엔고현상 때문으로 지난해 8월 28일 100엔당 991.84원이던 원엔 환율은 최근 100엔당 1616.55원을 기록했다. 7개월 사이 환율이 무려 60%이상 뛰어 올랐다. 가격경쟁력을 잃은 일본 자동차 업계가 당장 차량 가격 인상에 나섰다.

 지난 1월 혼다코리아는 전 차종에 대한 가격을 2.8% 인상한 데 이어 최근 320만원∼890만원을 추가로 인상했다. 이는 그 동안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삼던 혼다의 강점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지난해 9월 국내에 진출한 미쓰비시 역시 고환율의 직격탄을 맞았다. 미쓰비시는 총 3개의 모델 중에서 지난 1월에는 16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2월에는 23대로 판매량이 소폭 증가하기는 했지만 점유율은 미약하다.

 지난해 11월 국내에 진출한 닛산은 그나마 미쓰비시보다 차량 판매가 나은 편이지만, 엔화 결제구조로 판매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닛산코리아는 최근 비용 절감 차원에서 인피니티와 닛산으로 이원화된 홍보와 마케팅 조직을 통폐합했다.

 렉서스는 원화 결제를 하는 관계로 환차손에 대한 부분을 일본 본사가 부담해 나은 편이지만 지난해에 비해 차량 판매가 감소했다. 렉서스는 국내에 출시되는 신차 판매가격에 환율 상승폭을 일정 부분 반영하는 방식으로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고 있다.

 반면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유럽 브랜드의 판매량은 증가 추세다.

 BMW는 지난달 총 606대를 판매하며 혼다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탈환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역시 전월에 비해 각각 13.3%, 13.5%, 12.7% 증가한 판매량을 보였다. 여세를 몰아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유럽 브랜드의 판촉전도 이어진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3월 한 달간 볼보 C30 2.4i 모델을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차량가격의 30%를 3년 뒤 납입토록 하는 유예할부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푸조 국내 공식 수입원인 한불모터스는 차량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60%의 유예 금융 제공은 물론 등록세와 취득세까지 지원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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